직권 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 여부가 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우 전 수석은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50분께까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5시간20여분에 걸쳐 영장심사를 받은 우 전 수석은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빠져나온 우 전 수석은 '법정에서 중점적으로 소명한 점이 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 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재판에서 최순실씨랑 알고 지냈다는 증언 나왔는데'라는 취재진 질문엔 "여러번 얘기했다"고 답했다.
우 전 수석이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우병우 힘내세요"라며 태극기를 흔들었으며, 일부는 "우병우 대대손손 저주받아라'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법정 방호원 등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 구속 여부는 오민석(48·26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판단한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우 전 수석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을 노려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 전 법원 출입구에 잠시 섰던 우 전 수석에게 한 기자가 "구속되면 마지막 인터뷰일 수도 있는데 한마디 해달라"고 질문을 하자 우 전 수석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수초 가량 기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등 째려봤다.
우 전 수석은 최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예민했다. 영장실질심사 전 '왜 최순실을 모른다고 주장하느냐'는 질문에 우 전 수석은 한숨을 내쉰뒤 기자를 응시하며 "모릅니다"라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9시29분께 대치동 특검 사무실 출석 과정에서도 '최순실을 여전히 모른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기자들을 날카롭게 바라보며 "모른다"고 답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심사에서 특검팀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에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재임 기간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 비리 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혐의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감찰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권한을 남용해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민영화된 KT&G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대표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인 정황도 확인,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감찰관을 압박해 사퇴시키는 등 특별감찰관실을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혐의도 일부 확인했다. 이 전 감찰관과 백방준 전 감찰관보는 특검팀에 출석해 우 전 수석이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았지만, 사법처리 되지는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역시 직무유기 등 혐의 수사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특검팀에 수사 기록을 넘겼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