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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생명줄' 떼는 외벽 노동자들…왜?

입력 2019-10-31 08:51 수정 2019-10-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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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전줄을 해야하는 것은 노동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전줄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생명줄 하나를 떼고 주문을 받고 있다는 말도 했는데요.

이게 무슨 말인지 이어서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노동자들은 기한 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줄을 착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안전줄까지 내리고 작업하려면 평소보다 최소 30분 이상 더 걸린다고 했습니다.

현장 관리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고도 말했습니다.

[육해근/경력 18년 차 로프공 : 너희들은 오늘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이만큼 해야 한다, 암묵적인 작업량. 너희 안전줄 한다고 해서 이만큼을 못 했느냐 너희가 책임져라.]

외벽 작업은 입찰을 통해 최저가를 적어낸 업체가 주로 따내는 구조입니다.

특히 하청에 재하청으로 얽혀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력을 늘리거나, 장비를 보충하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김종호/한국산업로프협회장 : 제일 싼 사람 손?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 생명줄이 하나씩 하나씩 떼지는 거예요. 생명줄 하나 떼고 주문받아내는 거예요.]

최근 3년간 외벽 도색 작업을 하다 숨진 노동자는 파악된 것만 25명.

이 중 단 1명만 안전줄을 착용했고, 70% 넘게 로프가 풀리거나 손상돼 추락했습니다.

건물주의 무리한 요구도 문제라고 현장에서는 말합니다.

외벽이나 구조물을 손상시키면 작업자들에게 책임을 묻다 보니, 이렇게 줄이 건물에 닿지 않게 사다리 끝에 줄을 연결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육해근/경력 18년 차 로프공 : 이런 부분 손상시키면 작업자들이 다 물어줘야 해요. 저희 목숨보다 지금 이 울타리를 손상시키지 않고 작업을 하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일용직 노동자가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사고가 정확하게 집계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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