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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몰랐다는 '왕실장', 상식적으로 따져봐도…

입력 2016-12-07 21:15

"세월호 상황 챙기며 대통령 소재 모른다는 건 납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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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상황 챙기며 대통령 소재 모른다는 건 납득 안돼"

[앵커]

그렇다면 아는 게 도대체 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건데요. 지금부터 그 모순을 따져보겠습니다. 안의근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안의근 기자, 먼저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게 김 전 실장 주장이죠?

[기자]

김 전 실장은 철저히 관저 내에서 일어난 일은 철저히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외부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머리 손질은 일정 부분 청와대에서 확인했는데도 관저에서 일어나는 사사로운 생활은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앵커]

사사롭다는 표현이 참 그렇군요. 그 당시에 3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던 상황인데 여기에 '사사로운 생활'이란 표현이 적절한 것인가, 이건 많은 분들이 분노하실 것 같습니다. 더구나 본인은 당시 방송사 화면을 보면서 상황을 챙겼다는 비서실장의 얘기였는데, 대통령이 어디 있었는지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기자]

김 전 실장은 안보실장과 정무수석이 유선·서면보고를 올렸고, 본인도 사후에 다 보고를 받았다고 오늘도 답했는데요.

300명 이상 국민의 생사가 확실치 않은 위급한 상황에서 상황을 챙기고 있던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고 긴급 회의를 소집하지는 못했더라도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김 전 실장의 발언이 다 맞다고 한다면 비서실장이 그 당시 상황을 안보실장과 수석들에게만 맡겨놓고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올만 합니다.

[기자]

그런데 세월호 참사 직후 야당 원내대표였던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오늘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 : 왕실장으로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제가 무슨 일이 있어서 전화하면 무조건 '실장님이 연락이 안 됩니다. 좀 기다려주세요' 이게 답변이었거든요.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이) 그냥 '전화교환수 역할 정도밖에 하는 것이 없구나' 농담까지 했습니다.]

[앵커]

무슨일이든 챙기지 않았을리가 없다는 거잖아요?

[기자]

김 전 실장은 오늘 뒤늦게 회한이 든다고 했지만 당시 김 전 실장의 국정장악 상황을 감안한다면 세월호 참사 당일만 팔짱을 끼고 있었을 리 없다는 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씨도 전혀 모른다고 거듭 부인했죠?

[기자]

차은택씨는 최순실씨 소개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정리하면 차씨는 "최순실씨가 김기춘 실장이 연락해올 것"이라고 해서 만났다고 했고,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만나라고 해서 차씨에게 직접 연락해 오라고 해 만났다"고 했다는 겁니다.

두 사람 말이 맞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을 통해 김기춘 전 실장에게 차씨에게 전화를 하라고 지시하고 차씨에게는 전화가 오면 만나라고 지시하는 상황이 되는데요.

[앵커]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상황인데.

[기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김 전 실장 말이 맞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을 제치고 '권력 1인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논리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거죠.

[기자]

김 전 실장은 최씨를 몰랐다는 증거로 두 사람간 통화내역을 조회해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최씨가 대포폰을 많이 썼기 때문에 이건 근거가 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기자]

두 사람 간 통화내역이 없다고 해도 대포폰으로 통화했다면 통화내역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가 두 사람이 모르고 지냈다는 근거가 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김 전 실장이 2006년 독일에서 최순실씨를 만났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죠?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제기한 의혹인데요.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김 전 실장이 수행을 했는데 당시 교민간담회에 정윤회-최순실 부부가 같이 있었다는 겁니다.

김 전 실장은 이 부분도 "당시 최씨를 본 일도 없고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고 박 의원은 "비행기를 몇 시간 타고 일정도 같이 하는데 모를 수 있냐"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전부 피해가는 것 같습니다. 검사 출신이니 그럴 수도 있겠죠.

[기자]

아무래도 검사 출신이고 법무부장관도 지냈기 때문에, 법리에 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을 특검이 어떻게 밝혀내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겠고요. 정치부 안의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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