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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머리 손질' 논란…미용사 "말 잘못하면 죽음"

입력 2016-12-07 18:42 수정 2016-12-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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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사를 불러 90분간 머리손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90분이 아니라 서면보고를 받으면서 20분간 머리를 다듬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7일) 청와대 발제에서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는 대통령 미용사 이야기와 청와대 해명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겠습니다.

[기자]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다는 보고를 처음 받은 그 순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할 때까지.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사고 당일 관저에 누가 드나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CCTV는 삭제됐다고 합니다. 대통령 자문의, 의무실장, 그리고 가글을 전달했다는 간호장교까지 추적했지만, 아직도 언론은 스무고개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의 미용사까지 등장했습니다.

[음성대역 :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 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사를 토대로 그 날 상황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12시쯤 미용사를 호출하기에 앞서 11시 23분, 김장수 안보실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습니다. '315명의 세월호 탑승객들이 실종되거나 선체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 (2014년 4월 16일) : 현재 청와대는 김장수 안보실장이 위기관리센터에서 사고와 구조 현황을 파악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미용사를 호출했다는 시각은 촌각을 다투는 다급한 순간이었던 건 틀림없습니다. 구조에 더없이 중요했던 '골든타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정 모 원장의 청담동 미용실과 청와대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그 바쁜 시각에 굳이 강남에 있던 전속 미용사를 불러 머리 손질을 하려고 했던 건 청와대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안이한 상황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라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 아이들이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여느 사람도 그렇게 못하는데 대통령이 머리를 하고 있다는 그 대한민국의 현실이 저는 정말 부끄럽고 한심합니다. 사람으로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청와대는 반박 자료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머리 손질에는 90분이 아니라 20분이 걸렸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청와대의 해명은 나오기가 무섭게 새로운 의혹을 만들고 있는데요. 자…고 육영수 여사 스타일을 모방한 특유의 올림머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수십 개의 실핀을 꽂아 완성됩니다.

예전에 제가 직접 따라해 본 적도 있었는데요. 보시다시피 이런 단발머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품이 많이 듭니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서는 완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그래서 정말 딱 20분만 걸렸을까? 머리 손질뿐 아니라 메이크업하는데 걸린 시간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걸렸을까? 이런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용사가 오전에 한 차례, 그리고 오후에 또 한 차례, 두 차례 청와대를 찾아 박 대통령의 머리를 매만졌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호출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에 앞서 일부러 부스스한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함이 아니었냐는 게 보도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미용사가 오후 3시 20분경 단 한 차례 방문했고 한 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곱씹어보면 박 대통령은 오전 내내 머리를 매만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참모진들을 만나고 회의를 주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 겁니다.

세월호 당일 관저에 머물렀던 미용사 정 모 씨는 그날 무엇을 보고, 들었을까요? 정 모 씨는 한 기자의 질문에 "말 잘 못 했다가는 죽음이다", "나중에 다 밝혀질 텐데 제가 할 말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의 미용사까지 등장했지만 7시간의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안민석/민주당 의원 : 어제 보도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박 대통령은 머리손질을 했다. 증인 알고 있었습니까?]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 : 알지 못했습니다.]

[안민석/민주당 의원 : 아이들이 죽어가는 시간에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적절했습니까? 13년 전 청와대 출입기자 송년회에서 우리 대통령은 매력적이고 차밍하고 위엄하고 디그니티하고 엘레강스, 우아하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까?]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 :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안민석/민주당 의원 :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 :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비서실장을 만나도, 미용사를 만나도 7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관저에서 일했던 조리사, 미화원까지 수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박 대통령이 직접 이야기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문제인데, 왜 박 대통령은 직접 해명하지 않는 걸까요?

대통령의 주변인을 상대로 퍼즐을 맞추는 얄궂은 상황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정말 참담합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대통령 미용사 정모씨 "말 잘못했다가는 죽음, 나중에 다 밝혀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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