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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안철수 룸살롱'과 국정원

입력 2015-02-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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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안철수 룸살롱'과 국정원


예전부터 인터넷 공간에선 소위 '댓글 알바' 논란이 있었습니다.

특정 주장을 펴는 진영에서 인터넷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아 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자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댓글을 집중적으로 단다는 것이죠.

예컨대 사회 여론은 어떤 이슈에 대해 반대 의견이 많은데 인터넷 공간에서 찬성 의견이 많은 것처럼 댓글을 왜곡해 단다는 것입니다.

특정 사회 이슈나 정치 이슈에 대한 찬반논쟁이 붙으면 이런 주장 은 더욱 심해집니다. 특히 대통령선거 같은 큰 일이 있으면 여당과 야당 에서 각각 이 '댓글 알바'를 고용해 여론을 호도한다고들 서로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혐의에 대한 항소심 판결 을 보도하면서 '댓글 알바'란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당시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힌 안철수 후보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난글을 확대 재생산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2012년 8월21일 국정원 직원들이 안철수 후보가 단란주 점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취지의 옛날 인터뷰를 집중적으로 트위터에 올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이 일반 네티즌인것처럼 비난 글을 올렸다는 것이죠.

그날 국정원 직원들의 트윗과 활동 덕분인지 '안철수 룸살롱'은 그날 주요 포털 검색어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9월6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안철수 후보측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정준길 당시 공보 위원으로부터 "안 후보의 불출마를 종용받았다"는 기자회견을 열 었습니다.

한창 경합중인 대선후보에 대한 불출마 압력이 아니냐는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논란꺼리였죠.

재판부는 이날 오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금 변호사의 기자 회견 직후 안 후보측 비난글을 조직적으로, 실시간으로 퍼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난 글의 수준도 문제입니다.

한 국정원 직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새누리당이 안철수 여자문제 폭로한다고 대선 나오지 말라고 협박했어 엉엉, 이거 뭡니까" 등 의 글을 올렸습니다.

다른 국정원 직원은 "이런 통화에 협박받을 병약한 안철수라면 대 선에 출마해선 안된다"고 단정적인 비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징역 3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원 전 원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항소심 선고 직전 원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심리전단의 '댓글 알바' 증거들 사이엔 거리가 너무 멀어 보입니다.

백종훈 기자 iam10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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