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족과 함께 배를 탔지만, 홀로 구조됐던 5살 권 모 양의 어머니도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마지막까지 딸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한 엄마였습니다.
윤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갑판에 올라와 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 박호진 군, 물에 흠뻑 젖은 채 갑판에 홀로 있던 5살 권 모 양을 목격했습니다.
박 군은 배가 순식간에 기울어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권 양을 안고 구명보트로 뛰어올랐습니다.
[박호진 군 (사고 당시) : 받아요! 애기요, 애기!]
권 양이 박 군에게 구조되기 직전, 부모와 1살 위 오빠는 권 양을 살리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간신히 갑판 위로 밀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권 양을 살리려 애썼던 가족들은 일주일 넘게 구조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제(24일) 밤, 어머니 한 모 씨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 씨는 베트남 여성으로, 결혼과 함께 귀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씨 가족은 제주도로 이사하기 위해 세월호를 탄 걸로 알려졌습니다.
홀로 구조된 권 양은 친척들이 돌보고 있습니다.
친척들은 권 양 아버지와 오빠의 생사가 확인되면 한 씨의 빈소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딸을 구하기 위해 애쓰다 숨진 한 씨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살아남은 권 양의 사연에 많은 사람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