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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되풀이…'세월호 참사' 인명 구조는 누구 책임?

입력 2014-05-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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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와 그제 저희는 침몰한 세월호의 구조 작업을 맡은 구난업체 언딘의 기술이사와 두 차례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해 답변을 들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만의 하나라도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난다면 '과연 이번과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지요. 적어도 그 동안 제기됐던 수많은 문제들과, 어제까지의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구조체계를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똑같은 비극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구조 작업을 취재해온 한윤지 기자와 함께 이 문제를 더 짚어보겠습니다.

한 기자, 언딘의 기술이사 장병수 씨 말의 핵심은 자신들은 구난을 하러 간 거지 구조를 하러 간 게 아니다, 끝까지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경으로부터 어떤 구조 명령도 받지 않았다, 하루가 지날 때까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기자]

어제 인터뷰를 보면서 도돌이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경은 민간이 더 능력있다. 민간은 자신들은 구난업체고 구조는 해경의 임무다. 다시 해경은 아니다 구조는 민간이 더 잘한다' 결국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언딘의 구조 책임 의무를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청해진 해운과 언딘이 맺은 용역계약서입니다.

여기서 보면 "세월호에 대한 구난 구호 용역 및 기술 지원 일체를 독점적으로 수행한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구호'에 대한 의미가 논란이 좀 있습니다.

바로 옆 수난구호법 3번 조항에는 인명 구조의 개념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언딘은 구난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청해진 해운이 선체 보험만 들었기 때문에 여기서도 '구난'만 포함된다는 겁니다.

[앵커]

자신들이 보험사와 계약한 내용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무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잖아요?

[기자]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상식선과 다르게 이게 바로 업계의 룰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구난을 위해선 구조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언딘 역시 구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앵커]

언딘이 '해경으로부터 구조명령을 받은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만 하루가 지나도록 그런 명령을 받지 않아 들어갈 수 없었다, 그에 대해 문제 제기 하지 않았느냐 했더니 문제제기 할 수 없다, 해경이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구조는 해왔습니다. 그러면 자발적으로 한 것인지,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자]

네, 해경은 17일 언딘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상황이 긴박한 만큼 해경은 '이 요청이 바로 구두로 수난구호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언딘은 해경으로부터 받은 공식적인 문서가 구난 명령이기 때문에 구조 명령은 받은 바가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상식선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수백명이 물 안에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구조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언딘에 고용된 정규직 인력은 20명입니다. 이 인원이 모든 사람을 구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문적인 인력이 있고 더 많은 해경과 해군이 우선적인 구조 책임이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민간업체가 구조를 전문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엄밀하게 보자면. 왜냐하면 이런 사고가 늘 일어나서, 말도 안되는 비극이지만 전문업체가 그만큼 생겨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가끔씩 혹은 일어나지 말아야 될 이런 상황에서 공적 영역이 맡아줘야 할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안돼 있으니 서로 미루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똑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가 구조해야 하느냐. 이것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해경에 이같은 질문을 했더니 1차적으로 해경과 해군이 구조해야한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즉, 해경도 이런 사고의 1차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걸 분명히 밝힌 셈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해경은 초반 언딘이 더 능력이 있다고 하면서 구조에 무능함을 보여줬고, 지원에 나선 언딘 역시 구조에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인명 구조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국가가 의무와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의미에서 해경의 구조과정 전반을 수사한다고요?

[기자]

네, 검찰이 합동수사본부와는 별개로 해경의 부실 구조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경의 초동 대응을 비롯해 언딘이 구난업체로 선정된 과정 등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될 계획입니다.

[앵커]

해경도 그렇고 언딘도 그렇고, 사실 지금도 저희 JTBC에는 관련 제보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나중에 이 문제를 다시 다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초기 구조 실패에 대해 해경은 언딘에게 넘기고 언딘은 마음먹고 해경 탓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대로라면 상상하기 싫은 일입니다만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나면 또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구조에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는군요.

한윤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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