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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제1야당과 '김삼순'…또 당명 개정 논란

입력 2015-01-05 21:50 수정 2015-01-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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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김삼순" 오늘(5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입니다. 10년 전 드라마. 기억하는 분들 많을 테지요. 극중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촌스러운 이름 탓에 속상해하는 삼순이에게 택시기사가 이런 농담을 던집니다. "이름이 도대체 어때서?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결국 삼순이는 이름을 바꾸진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개성과 실력으로 일도 사랑도 얻는 해피엔딩으로 드라마는 마무리됩니다.

난데없이 오늘 삼순이를 떠올린 이유. 당명을 바꾸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때문입니다.

유력 당 대표 후보 두 명이 당명을 도로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나섰지요. 호남표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당내에서조차 비난여론이 나왔습니다. 엉뚱하게도 당명 개정이 전당대회 쟁점으로 부상한 웃지 못 할 상황이 된 것인데요. 그렇다면 야당은 이름을 몇 번이나 바꿨을까요?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대부분 '민주'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것이 공통점이군요. '87년부터 따지면 이번이 열 한 번째다' '2000년부터 따지면 이번이 여덟 번째다' 언론도 손가락을 꼽아봐야 제대로 확인이 가능하구요. 소속 의원들마저 간혹 헷갈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횟수만 좀 적을 뿐이지 당명 세탁 관행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집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에서 시작해 신한국당을 거쳐 한나라당, 지금의 새누리당까지. 연거푸 이름을 바꿔 달았지요.

100년을 훌쩍 넘는 당명을 가진 미국과 영국 독일, 가까운 대만과 일본의 사례만 봐도 우리 정당들의 잦은 당명변경은 민망할 지경입니다.

물론 이름은 당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수단입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만큼 상징적인 변화도 없겠지요. 그런데 이름을 바꾸면 당은 달라질까요? 작년 3월에 당명을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새정치'와 '연합'의 정신을 잘 살려왔던가요?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툭하면 간판만 바꾸는 기업을 소비자가 신뢰할 리는 만무합니다. 질소 가득한 과자 포장보단 알찬 내용물이 중요하듯 당명 보다는 '사람'이 문제 아닐까요.

21세기에 들어서서도 '혁신 작렬'이 아니라 '작명만 작렬' 했던 제1 야당. 이번에도 또 껍데기만 바꾸시렵니까? 하물며 삼순이도 안바꾼 이름을 말이지요.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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