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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정신과 치료 받다 코뼈 부러진 아이…왜?

입력 2014-12-30 21:15 수정 2014-12-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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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착카메라 취재팀은 어제(29일) 한 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의문의 장애인 폭행 사건 의혹을 고발했습니다. 오늘은 한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어린이 환자에 대한 구타 의혹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아이는 코뼈가 부러졌는데 병원 보호사는 제압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감시 사각지대를 집중 추적합니다.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입니다.

[기자]

방금 보신 것은 13세 아동의 골절된 코입니다. 여기 상해진단서도 있는데요. 수술이 필요할 만큼 많이 다쳤다고 합니다.

당시 수면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피해자가 이 집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들어가서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7일.

13살 윤모 군이 충남 천안에 있는 정신과 병원에 입원한 날입니다.

[윤모 군 어머니 : 아이가 전화하자마자 엄마 나 맞았어. 목을 누르고 2대 맞았어. 눈 맞아서 지금 멍들었어요. 여기서 꺼내주세요. 그렇게 하더라고요.]

보호사가 윤군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기려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아이 어머니로부터 사건 설명을 듣고 관련 자료를 몇 개 받았는데요. 간호기록지를 한번 볼까요.

환자가 CCTV를 향해 욕을 하며 물품을 집어던졌다, 그를 자제하는 보호사에게 격하게 반항하는 모습. 이렇게만 적혀있습니다.

아이의 코뼈는 왜 부러졌고 보호사는 뭘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습니다.

어머니는 의원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윤모 군 어머니 : 맞고 코피가 나고 눈이 멍이 들었는데도 부모한테 전화도 안 하고 연락도 안 해주고.]

당시 폭행을 당했던 학생도 지금 이 방에 있습니다. 학생도 한 번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아이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했습니다.

[윤모 군 : 어깨를 툭툭 치면서 '야야'하면서 감정적으로 말을 하고. 눕혀놓고 때렸어요. 두 대를.]

보호사가 또 다른 환자를 바닥에 끌어 옮기는 것을 봤다고도 말합니다.

[윤모 군 : (다른 환자가) 누워있으니까. 팔을 질질 끌고 가다가 문턱이 있었는데 '너 안 일어나면 등뼈 부러진다' 하고 안 일어나니까 그냥 끌고 갔어요.]

사건의 전말을 좀 더 밀착 취재하기 위해 해당 의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주치의와 보호사는 아이를 과잉제압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폭행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윤모 군 주치의 : 이건 뼈니까 저희가 전문과가 아니잖아요. 정신과니까.]

[윤모 군 보호사 : 제가 눌러서 부러진 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환자도 끌어 옮기는 등 부적절하게 다룬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습니다.

[윤모 군 주치의 : 겁을 줘서 본인이 알아서 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여자니깐. '안 일어나면 허리 부러져' 이런 거예요. 정신지체라는 건 사회적 기능이 떨어지고 좀 아이 같은 거예요.]

시설 곳곳에서 환자를 대하는 분위기가 묻어났습니다.

정식 출입문은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열리고요.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위층이 병원입원실이기 때문에 흡연 금지를 안내하는 문구가 있고요. 밑을 보실까요,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죽여버림'이라는 섬뜩한 문구도 보입니다.

시설관리도 점검해 봤습니다.

매트리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쓸 수 없는 여행용 가방, 버린 의자들이 있고요. 조금 더 올라가 보면 이렇게 담배 꽁초, 그리고 먹다만 맥주캔들, 매트리스가 이렇게 펴져 있고 노숙자가 다녀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바로 옆이 입원실인데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당시 상황을 담은 CCTV는 저장 기한인 1주일이 넘어 지워졌고,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윤 군 가족은 보호사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황윤택/천안 동남경찰서 조사관 : 삭제된 영상 자료가 복원이 된다면 그 영상은 저희들이 확인을 해봐야죠.]

사건의 발생한 의원을 관할하는 보건소입니다.

이런 사건이 예전에는 없었는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담당자를 만나서 물어보겠습니다.

[천안 보건소 관계자 :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거든요. 형사적인 문제라서 저희가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할 수는 없어요.]

정신질환자들은 보호시설로부터 피해를 입어도 진술능력 부족 등으로 이를 제대로 밝히기가 어려운,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 피해 진정 건수는 지난 5년간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이와 관련한 제보가 있다면 후속보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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