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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의 입맛?…'김정은 참다랑어' 다시 도마 위에

입력 2012-08-27 22:56 수정 2013-05-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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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방북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난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씨. 후지모토씨는 우리 말로 참다랑어로 불리는 혼 마구로를 들고 들어가 직접 스시를 만들어줬다고 하는데요. 근데 이 참다랑어가 일본에서 정한 금수품목에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왜 참다랑어가 금수품목이 됐는지, 안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1일부터 2주간 평양을 방문한 후지모토 겐지씨.

후지모토씨는 오랜만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초밥 솜씨를 발휘하겠다며 혼 마구로, 다시말해 참다랑어를 들고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후지모토씨가 사치품에 해당되는 오 도로, 이른바 참다랑어 뱃살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상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세관은 후지모토씨의 본명을 알지 못해 특별물품 검사 없이 통과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지모토씨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상한 참다랑어의 대뱃살입니다.

한 점당 3만~4만원이나 될 정도로 매우 고가입니다.

[김용기/동원참치 구로디지털점 조리실장 : 혼마구로(참다랑어)의 적심 부분 같은 경우 오도로, 말 그대로 뱃살과 가격 차이가 3~4배 정도 납니다.]

일본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대북 제재 조치로 고가의 참다랑어와 캐비어, 쇠고기, 자동차, 카메라 등을 수출 규제 품목에 포함시켰습니다.

후지모토씨는 북한에서 일할 때도 가끔 일본에 나와 참다랑어를 사갔습니다.

북한에서는 참다랑어가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식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회와 초밥으로 참다랑어를 즐겼습니다.

북한의 외교관들은 이런 김정일 위원장의 식도락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란 철갑상어알, 덴마크 돼지고기, 체코 생맥주,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등을 사들이는 게 중요 업무였다고 합니다.

[앵커]

예로부터 절대 권력과 부의 '맛'을 밥상에서 느끼려 하는 권력가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이 참다랑어 회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값비싼 참다랑어, 즉 혼마구로를 좋아하는 이면에는 어떤 의식이 숨어 있습니까?

[윤대현/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히틀러도 바그너 음악에 심취했다고 하거든요. 독재자들을 보면 문화예술이나 음식 등 심미적인 탐구에 빠지는 경우가 많죠. 그것이 권력이라는 것이 주는 쾌감이 감성적 보상으로 직접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다시말해 권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한다고 보여집니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 최고 권력자는 자본주의 시스템 극단의 한계를 감성적으로 경험한다고도 볼 수 있죠.]

[앵커]

원산에 큰 돈을 들여 아쿠아리움 짓고 또 러시아 명마들을 수입하는 등 그의 취미 생활을 위해 돈을 마구 쓰고 있다는데, 그런 것을 하면 감성적 보상이 올까요?

[윤대현/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일시적으로는 오죠, 그러나 그런 물질적인 자극들은 금방 내성이 발생하여 더 큰 심리적 허기를 야기하죠. 시골 할머니들이 동네 횟집에 모여 떠들고 유쾌하게 감성 공감을 하는데, 도시의 화려한 레스토랑보다 더 큰 심리적 보상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우리 마음의 신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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