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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추모 '소녀상' 거제서 우뚝 서

입력 2014-01-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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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소녀상이 17일 경남 거제에 세워졌다. 소녀상은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거제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상 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박명옥)는 이날 오후 2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거제교육지원청 관계자와 지역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주민,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고령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7·통영) 할머니도 식장을 찾았다.

제막식은 경과보고, 생존자 기념사, 희망글 낭독, 제막, 살풀이, 헌시 낭독, 비문 낭독, 작품설명, 아리랑 합창,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박명옥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역사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반성으로 지금에서야 세운 평화의 소녀상이 여성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교육지원청 김홍곤 교육지원과장은 기념사에서 "이번 추모비 건립을 계기로 이 땅에 영원토록 인권과 평화가 넘치는 사회를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다시는 이 지구상에서 어린 소녀와 여성의 존엄을 말살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복득 할머니는 "그동안 한 맺힌 삶을 살아왔다. 다시는 나 같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제막한 평화의 소녀상은 높이 1.6m의 청동 재질로 서울 소녀상을 만든 부부 조각가 김운성(50)·김서경(49)씨가 제작했다.

거제 소녀상은 서울의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상과 달리 서 있다.

소녀상이 서 있는 것은 일본의 끊임없는 역사 은폐와 왜곡을 앉아서 볼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추진위원회는 설명했다.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와 흰 나비, 비문 등이 있다.

빈 의자는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먼저 떠난 할머니들의 쓸쓸함을,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는 원망과 한을, 그 속의 희나비는 환생을 각각 뜻한다고 추진위원회는 소개했다.

비문에는 "이 땅 여성들의 한 맺힌 역사를 함께 기억하며 다시는 전쟁과 폭력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새겼다.

소녀상 건립은 일본군의 인권 침해에 경종을 울리고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추진됐다.

추진위원회는 같은 해 7월부터 본격적인 건립 모금운동에 들어가 연말까지 모두 4300만원을 모았다.

김복득 할머니도 100만원을 기부했다.

모금운동에는 지역내 초·중·고교와 시민단체, 대우조선노조, 삼성중공업 봉사단체협의회 등 각계 각층에서 성원이 잇따랐다.

거제시는 지원금 1000만원과 함께 소녀상 건립부지를 제공했다.

경남에서는 지난해 4월 통영시 남망산 조각공원 내에 첫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비인 '정의비'가 세워졌다.

정의비는 소녀상이 아닌 상징 조형물 형태로 만들어졌다.

현재 창원에서도 시민모금을 통해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1989년 언론 보도로 공론화됐고 민간차원의 대책기구가 설립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어 1991년 김학선(1924~1997)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이 위안부'라고 최초로 증언한 후 반향을 일으키면서 1992년 정부에서 피해자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이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해까지 국내외에서 237명의 피해자가 등록됐고 전국에서 피해자가 가장 많은 도는 경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에서도 인구대비 위안부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거제·통영이 등록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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