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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숨긴 학원강사에 10명 감염…인천시, 고발 조치

입력 2020-05-13 18:54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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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황금연휴에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 방문자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제 전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관련 확진자가 오늘(13일)까지 119명에 달하는데요. 한 학원 강사는 조사에서 자신이 무직이다, 이렇게 적어서 가르쳤던 학생을 포함해 10명이 감염됐습니다. 거짓말로 하다가 방역에 오히려 구멍을 만든 셈입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반장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 살배기 조카부터 60대 아버지, 80대 할머니까지 이태원 클럽발 2차 감염이 무섭게 번지고 있습니다. 관련 확진자는 어제 100명을 넘었고요,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119명입니다. 클럽에 다녀온 아들이 옮기고 군대 전우가 옮기고 학원 강사는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집단발병 관련하여 2만2000여 건의 검사가 이루어졌고 이 중에서 119명이 확진된 상황입니다. 1세 어린이부터 84세 어르신까지 2차 접촉자가 발생하였고 진단이 늦어지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2, 3차 전파로 확산되어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여전히 2천 명 가까운 클럽 방문자가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빨리 검사를 받아야 확진 여부를 가리고, 그래야 접촉자도 찾고 경로파악도 할 수 있는 거죠. 첫 단추가 꿰이질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예측하기 힘든 곳에서 2차 감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충남 공주에 사는 대학교 신입생인데요. 지난주에 서울 강남의 스터디 카페에서 3시간 동안 과외를 받았는데 가르쳤던 과외 강사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였습니다. 여태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은 청정도시 공주는 이렇게 뚫렸습니다.

그리고 첫 3차 감염 의심 사례, 그러니까 확진자의 두 다리 건너 발생한 확진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10대 남성은 지난 7일 동네 코인노래방을 찾은 뒤 확진됐습니다. 조사를 해보니까 이 노래방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로부터 옮은 2차 확진자가 같은 시간대에 방문을 했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정부는 이번 주 안에 모든 방문자들을 찾아내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이태원 등 지역 방문 여부 외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겠습니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삭제하고,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는 동선만 최소한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추측해 보건대 연락을 받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이 시국에 클럽 갔다고 욕먹진 않을까", "내 신상이 특정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요. 그 두려움 때문에 숨거나, 거짓말을 하면 지금부터 설명할 사태가 또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오전 인천에선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8명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고등학생 5명과 중학생 1명, 40대 여성, 20대 남성 각각 1명씩입니다. 이들의 연결고리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지난 9일 확진된 인천의 102번 환자입니다. 직업은 학원 강사였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화면출처: 유튜브 '인천시') : (102번) 환자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아서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했습니다. 대조한 결과 불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재조사를 실시하였고 당사자가 미추홀구 소재 학원과 연수구 송도 가정집에서 학원 강의와 개별 과외를 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하였습니다.]

이 학원 강사는 초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진술했지만, 역학조사 과정에서 학원 강사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거짓말의 대가는, 보시다시피 상당합니다. 근무하는 학원에서만 학생 5명과 동료 교사 1명이, 또 개인 과외를 받은 학생과 어머니가 감염됐습니다. 오후에 나온 추가 소식에 따르면 과외 중학생의 쌍둥이 남매 1명, 그리고 이들을 과외했던 또 다른 국어과외교사 1명이 추가돼서 관련 감염자 총 1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제 방역당국은 이 추가 확진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새로 조사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다녀간 교회 2곳의 접촉자만 천 명이 넘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화면출처: 유튜브 '인천시') : 특히 확진자 중 2명이 예배를 드렸던 미추홀구 소재 교회 700여 명과 동구 소재 교회 350여 명에 대해서는 즉시 진단검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해당 교회 성도들께서는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대인과의 접촉을 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천시는 직업과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한 이 학원 강사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 조치할 계획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런 행동, 법적 처벌 여부를 떠나서 나와 우리 가족, 이웃사회를 모두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 부정확한 진술 등으로 방역 당국의 조치가 적극적으로 취해질 수 없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2차, 3차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고 지난 신천지 사례와 같이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비난이 두려워서 역학조사에 거짓을 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닙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황금연휴에 이태원과 논현동, 신촌 일대를 방문했다고 신고한 교직원은 원어민교사를 포함해서 총 158명이고요. 이 중 유흥시설에 갔다고 대답한 사람은 14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현황파악에 나섰습니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 특히 등교 개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 굉장히 염려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우리의 교직원 전체 숫자가 60만명이 넘습니다. 현재 전수검사는 현실적으로 쉽게 채택할 수 있는 수단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고…]

누구든지 직업 때문에 자유를 침해받아선 안 됩니다. 하지만 공직자나 의료계 종사자, 그리고 또 다시 등교 개학이 미뤄진 아이들을 만나는 교육계 종사자들, 조금만 소명의식을 발휘해서 고위험시설은 당분간 찾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이태원뿐만 아니라 서울 홍대 앞 주점에 갔던 20대 사회복무요원, 부산 광안리를 갔던 또 다른 20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태원은 안 되고 어디는 된다, 이런 것 없다는 뜻입니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태원 클럽발 확진 119명…직업 숨긴 강사에 10명 감염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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