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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신해철과 '퀘스천'…의료소송의 가혹한 현실

입력 2014-11-05 21:28 수정 2014-11-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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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퀘스천(Questions)' 질문입니다.

퀘스천은 오늘 한 줌 흙으로 돌아간 고 신해철 씨가 지난 1995년 발표한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길지 않은 마흔여섯 해 동안 그가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들은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왕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질문 하나가 던져졌습니다.

"매년 죽지 않아도 될 환자 1만 7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몇 년 전 이상일 울산대 의대 교수가 이런 주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불가항력적 사고를 제외하고 예방이 가능했던 사망의 수치가 이 정도라고 말합니다.

좀 과장된 것 아니냐 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실제 통계에 잡힌 수치를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은 매년 1천 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법정으로 가기 바로 전 단계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의료분쟁 역시 작년 한 해만 3만 6천 건에 달합니다.

여기서 환자가 승소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 것 같으십니까?

대법원에 따르면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승소한 경우는 1심 판결을 기준으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 정도 되겠지요.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병원 측의 과실을 환자가 직접 입증해야 하는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의료 분야에서 환자가 의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건 긴 설명 없이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외과의사인 아툴 가완디는 "의학은 불완전한 과학이며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의 모험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의학을 '목숨을 건 외줄 타기'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현대의학이 아직은 많은 오류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물론 의학적으로 불가항력인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죽음의 원인을 의료진의 과실에서 찾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환자의 승소율이 불과 1%도 안 되는 의료소송의 가혹한 현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법은 환자보다 의사를 더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 그 첫걸음을 겨우 뗍니다.

고 신해철 씨의 죽음으로 인해서 떼게 되는 셈이겠지요.

"내게 다가올 끝 날이 오면 나는 무엇을 찾았다 말해야 하는가"

신해철 씨가 있었던 넥스트의 노래 '퀘스천'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우리 곁을 떠난 고 신해철 씨는 자신이 아닌 우리에게 '무엇을 찾았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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