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달까지 잘 다니던 유치원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당황스럽겠지요. 그런데 유치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유가 경제난이나 이사가 아니라, 관련 규정 때문인 곳이 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상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입니다.
학부모들이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이 유치원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은 건 일주일 전입니다.
[이은주/학부모 : 갑자기 이 동네 어머니가 '너희 유치원 없어진다' 이러시는 거예요. '엄마, 나 일곱살 때 돌고래반 될 거야' 이러는 애한테 말 못하죠.]
유치원이 폐원할 위기에 처한 이유는 설립자인 이사장이 지난달 초 세상을 떠나면서입니다.
해당 유치원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땅을 빌려 운영하는 임대유치원으로, 설립자를 변경하기 위해선 교육청 인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선 건물과 땅이 설립자 소유여야 이를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새로 인가를 받을 수 없게된 겁니다.
문제는 주변 유치원들도 대부분 포화상태로 원아 260여명이 갈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관련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성윤옥/학부모 : 임대 유치원인지 뻔히 안다는 거잖아요, 교육청 입장에선. 설립자랑 계약이 끝났을 때 어떻게 될지 아무 대책도 안 세우고 재촉도 안 했으니까…]
교육청은 개선책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