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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불청객' 큰빗이끼벌레…낙동강·금강 곳곳 몸살

입력 2015-06-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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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6일)은 밀착카메라로도 4대강 강 속의 생태계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큰빗이끼벌레 얘기인데요. 낙동강과 금강에 이 큰빗이끼벌레가 급증하고 다른 생물을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안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강정고령보입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이같은 보가 설치되면서 유속이 느려졌고,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특히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 인근 자전거 도로에서도 내려다보니, 강 속 큰빗이끼벌레가 군데군데 보입니다.

주로 저수지나 댐에서 발견됐던 큰빗이끼벌레가 강 본류 곳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정수근 사무처장/대구환경운동연합 : 4대강 사업 전에는 한두 개체 정도 눈에 띄었는데 지금은 그물에 가득 딸려 나올 정도로 수십만 개체가 자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낙동강 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큰빗이끼벌레는 이같은 수변부에 수초나 바위에 붙어 서식한다고 하는데요.

지금 제 발밑을 보니 여기도 하나가 보이는데요. 이렇게 보시면 나뭇가지에 붙어서 큰빗이끼벌레가 군체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주로 4~5월에 발아한 이후 여러 개체가 군체를 이루며 자라납니다.

큰빗이끼벌레는 돌에 붙어서 자라나기도 하는데요. 돌을 뒤집어보니 포자가 붙어있습니다.

이런 포자가 군체를 이루기까지는 한두 달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난 건 낙동강 뿐이 아닙니다.

금강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방금 이곳에서 꺼낸 큰빗이끼벌레입니다.

크기는 팔뚝 만한데, 무게는 오래 들고 있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합니다.

젤리 같이 미끈한 느낌인데 상당히 불쾌하고요. 표면은 생각보다 단단합니다. 지금 이 정도 거리에서도 악취가 심한데 가까이서 맡아보니 심한 하수구 냄새가 납니다.

힘을 줘서 만져봤습니다. 물을 뿜으면서 조각조각 부서집니다.

물 속을 카메라로 촬영해보니 강 바닥에는 수십 개의 큰빗이끼벌레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수심이 좀 더 깊은 곳에서도 발견됐습니다.

금강 공주보 인근입니다.

수심은 약 1.5m 정도 되는데요.

방금 이 근처에서 잠수사가 건져올린 큰빗이끼벌레입니다.

나뭇기둥에 큰빗이끼벌레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잠수사를 통해 낙동강과 금강의 보다 깊은 곳까지 살펴봤습니다.

바닥에는 뻘층이 두껍게 형성돼있고, 폐자전거까지 보입니다.

하지만 큰빗이끼벌레를 제외하고 살아있는 생물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카메라에 잡힌 물고기는 외래종인 블루길 한마리 뿐이었습니다.

[차순철/잠수사 : 보가 없는 강은 다양한 민물고기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한 종류도 볼 수 없었습니다.]

큰빗이끼벌레의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사람들은 불쾌감을 나타냅니다.

[정진희/공주 금흥동 : 보기 징그럽죠, 보기 징그럽네. 이거 막 번식될 거 아녜요.]

[이아름/대전 문화동 : 되게 혐오스러웠고요. 그래서 이게 진짜 있나 싶기도 하고요.]

징그러운 모습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민관 합동으로 큰빗이끼벌레를 조사한 한 전문가는 생태계 변화를 우려했습니다

[허재영 대전대학교 교수/충남 민관합동조사단장 :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번식하고 대량으로 사멸해가는 과정에서 다른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환경부에서는 지난해 말 큰빗이끼벌레의 유해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간 총 22조원.

이 돈의 효용가치는 여전히 논란이 가운데 강 속 생태계는 오늘도 말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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