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장마철만 되면 상습 침수가 걱정되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역 일대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한 시간이 채 안 돼 물바다가 되는데요. 침수 피해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김태영 기자가 직접 강남역 하수시설을 들어가봤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역 8번 출구 앞 지하로 내려가 봤습니다.
가로 2미터, 세로 3미터의 하수시설이 나옵니다.
비가 내리면 뱅뱅사거리에서 흘러오는 물이 이곳을 거쳐 한남대교 쪽으로 흘러가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역류 때문입니다.
경사면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제 허벅지 높이의 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턱 때문에 물이 역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하철역과 삼성 본관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면서 당초 계획과 다르게 하수관이 설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사가 반대로 생겼고, 두 개의 턱이 생긴 겁니다.
하수관 흐름도 일직선이 아닙니다.
[박창근 교수/가톨릭관동대 토목과 : 직선 수로로 가야 될 게 옆으로 지하 통로가 옆으로 만들어져야 되니까 직진으로 못 가고 옆으로 꺾어져 가게 됩니다.]
결국 뱅뱅사거리에서 강남역까지의 하수관 상부와 강남역에서 한남대교 방향의 하수관의 하부 높이가 비슷해졌습니다.
빗물이 정상적으로 흘러갈 수 없는 구조로 변한 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뱅뱅사거리에서 강남역 사이 일대는 매년 장마철만 되면 침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 여름만 되면 걱정스럽죠. 용허리길에 탱크 만들었지만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급한대로 올해 빗물저류시설이 완공됐고 배수펌프를 확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매년 비 피해가 이어지지만 결국 강남역 일대는 올해 장마에도 큰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