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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춘화, 중 차기주자 될까…시진핑 1인체제 강화에 '전전긍긍'

입력 2017-10-16 13:46

상무위원 불투명…시진핑 10년임기 당주석되면 차기주자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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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위원 불투명…시진핑 10년임기 당주석되면 차기주자 불가능

후춘화, 중 차기주자 될까…시진핑 1인체제 강화에 '전전긍긍'


1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몸을 사리고 있는 사람은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다.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일찌감치 정치국원에 진입하며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 세대)로서, 당시 시진핑(習近平)을 잇는 차세대로 낙점받았으나, 정작 차세대로 지명되어야 할 2017년 19차 당대회에 와서 그 입지가 더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 주석의 권력 강화 행보로 중국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와 격대(隔代) 후계지정 '전통'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후춘화의 후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류링허우 동반 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19차 당대회를 3개월 앞두고 부패 혐의로 돌연 낙마하면서 후춘화의 정치적 전망도 흐릿해진 게 사실이다.

우선 당연시됐던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출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 됐다.

이는 시 주석이 당 총서기의 2기 10년 임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장기집권을 꾀한다면 굳이 차기 후계지도자를 내세울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이 있다. 시 주석이 19차 당대회에서 후춘화를 차기로 지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 주석 견제세력이 존재하는 중국 권력구조에서 후춘화가 '회생'할 가능성도 작지는 않다.

이와 관련, 홍콩 빈과일보는 최근 시 주석이 부활되는 공산당 주석을 맡되 후춘화를 후계자로 낙점하는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후춘화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출해 중앙서기처 제1서기 및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후춘화에게 시진핑을 이을 차기 자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시 주석이 10년 임기의 당 주석을 맡아, 집권 1기 5년을 포함해 총 15년 집권을 획책한다면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도 후춘화가 당권을 넘겨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의 후춘화는 '리틀 후진타오'라고 불리며 18기 정치국원 가운데 동년생인 쑨정차이보다 몇개월 차이로 두번째로 젊다.

경력은 쑨정차이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후베이(湖北)성 우펑(五峰)현의 농민 가정 출신으로 1983년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한 뒤 시짱 근무를 자원해 시짱에서만 19년을 일하며 시짱자치구 부주석까지 올랐다.

공청단 시짱자치구 위원회에서 일할 당시 시짱자치구 서기가 바로 공청단 제1서기를 지냈던 후진타오였다.

후춘화는 이후 후진타오의 지원으로 공청단 중앙 제1서기, 허베이(河北)성장, 네이멍구 자치구 서기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후춘화 발탁은 중국 관가의 기존 관례를 뛰어넘었다. 1990년 27세의 나이에 부청(副廳級·청장급)인 공청단 시짱자치구 부서기가 됐고 34세에 부부급(副部級·차관급)인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 겸 전국청년연맹 부주석으로 발탁됐다.

43세에는 정부급(正部級·장관급) 직책인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45세에는 허베이(河北) 성장으로 당시 최연소 성장이 되면서 이 기간에 싼루(三鹿)사의 '멜라민 분유' 사건을 수습했다.

지금도 후춘화와 후진타오의 관계는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6일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후진타오는 후춘화의 수행을 받으며 광저우시 번화가와 꽃시장을 시찰하는 공개행보를 가졌다.

후진타오의 당시 남순(南巡)은 19차 당대회의 지도부 진용을 구상하고 있던 시 주석에게 후춘화 지지를 표출하려는 행보로 해석됐다.

시 주석도 지난 4월 광둥성에 대한 업무지시를 통해 "지난 5년간 광둥성 업무는 충분히 긍정적"이라며 후 서기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시 주석은 또 광둥성에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과 사회주의 현대화의 신노정에서 선두에 서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중앙순시조가 당시 쑨정차이의 충칭시에 "보시라이(薄熙來) 해악을 제거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후춘화도 그 사이 자기 색깔을 내세우기보다는 시 주석의 국가시책에 호응하며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후춘화는 2012년 12월 광둥성 서기에 취임하면서 시 주석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적극 구체화하기도 했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일대일로 전략 실시방안을 마련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대일로 연선(沿線)국가와의 교역액 가운데 광둥성이 20.9%를 차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후춘화의 해외 순방지역도 이스라엘, 아일랜드, 영국 등 일대일로와 관련된 국가들이었다.

지난해 6월 광둥성 루펑(陸豊)현 우칸(烏坎)촌 주민시위 사태의 주역인 촌위원회 주임 린쭈롄(林祖戀)을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한 것도 후춘화가 안정유지를 명분으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내보인 조치로 해석됐다.

쑨정차이 낙마후 후 서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출이 난망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후춘화의 조급증은 커졌다. 낙마한 당사자는 쑨정차이였지만 초점은 후춘화의 진로에 쏠리며 시진핑과 후진타오간 정치적 연맹 관계에 대한 의구심도 분출됐다.

일각에서는 쑨정차이 면직 조치후 후춘화가 자신의 후계자 자리를 포기하고 시 주석에게 대한 절대적 충성을 맹세하는 보고를 올렸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후춘화가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쑨정차이 조사를 지지하며 선을 긋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8월말 인민일보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3천자의 기고문을 싣고 9월 내부회의에서 "시진핑의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 신이념, 신사상, 신전략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차 당대회를 이틀 앞두고도 후 서기의 진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 주석이 '자기 편이 아니다'라며 후 서기를 배척할지, 아니면 후진타오와 정치연맹을 이어가기 위해 후춘화를 크게 쓸지 여부는 더 관찰해봐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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