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기상이변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5일 동안 떨어진 물의 양과 같다" 허리케인 '하비'에 대한 미국 언론의 표현입니다. 강우량을 측정할 때 '인치'보다 더 큰 단위인, '피트'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돕니다. 이렇게 '하비'가 강력해진 것은 역시 온난화의 역할이 컸습니다. 극단적인 홍수의 시대로 접어들었단 분석도 있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4대 도시 휴스턴은 말 그대로 수상 도시로 변했습니다.
보트가 차를 대신합니다.
휴스턴에는 지난 4~5일 동안 미 역사상 가장 많다는 1250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허리케인이 동반하는 폭풍우는 육지에 가까워지면서 약해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허리케인 '하비'는 상식을 깼습니다.
앞으로 사흘간 최대 700mm의 비를 더 퍼부을 거란 공포스런 예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국립대기연구소 측은 "바다 표면의 추가적인 열이 하비의 기이한 움직임에 연료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많은 수분이 증발했고, 하비는 늘어난 수분을 흡수해 강력해졌다는 얘기입니다.
1도가 높아질 때 대기는 7%의 물을 더 머금습니다.
하비가 텍사스로 접근할 때 멕시코만의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1도 높았습니다.
NASA도 "하비가 최소 30% 이상 더 강한 폭풍과 강수량을 동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도 등 남아시아에선 올여름 최악의 홍수로 1200명이 사망하고 410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폭풍과 홍수를 동반할 것이란 과학계의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