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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곳 없는 가자의 어린이들, 전쟁에 속수무책으로 희생

입력 2014-07-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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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곳 없는 가자의 어린이들, 전쟁에 속수무책으로 희생


3년 넘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와 3주 넘게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의 삶이 전쟁으로 황폐화되고 있다. 시리아와 가자지구 두 곳 모두를 취재한 영국 BBC 방송의 라이스 두셋 기자는 전쟁의 경험이 앞으로 수십 년 간 이 어린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셋은 "TV에서 가자지구가 공격받는 장면을 보는 서방 사람들은 그것이 실제 세계의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에겐 분명한 삶의 한 단면이다"고 말했다.

12살의 사이드는 지난 16일 동생 모하마드와 3명의 사촌을 한꺼번에 잃었다. 그는 앰블런스 안에서 동생의 손을 꼭 붙잡고 동생이 살아남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앰블런스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모하마드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이스라엘은 결코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는 기본적으로 매우 좁은 지역이며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다 지금은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이곳의 어린이들은 어디 한군데 몸을 숨길 곳이 없다.

사이드의 동생과 사촌들 역시 거리에서 놀다 갑작스런 이스라엘군의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잔인한 것이지만 어린이들에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유년기가 송두리째 파괴되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에서 희생되는 어린이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엔의 지난주 어린이들의 희생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4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어린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린 아이들마저 저격수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어린아이라고 해서 고문의 참극을 피할 길이 없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이 터키에 운영하고 있는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9살의 에자딘은 "나는 어린이가 아니다. 과거에는 12살까지는 어린이로 간주됐었지만 지금은 12살이면 지하드에 나설 나이이다"고 말했다.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아버지와 함께 다마스쿠스에서 정부군 편에 서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14살의 자랄은 "내전이 우리들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자랄은 이 같은 변화는 유감스럽지만 시리아의 아이들은 이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고 모두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국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어린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수십 년의 세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의 공습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9살 소녀 마리암은 "아사드의 정권 유지를 위해 왜 내가 다리를 잃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은 늘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전쟁은 이들에게 익순한 일이다. 6살이 넘은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은 그 짧은 생애에서 이미 3차례의 전쟁을 겪어야 했다.

이스라엘은 공격에 앞서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 대피를 하라고 경고한다고 하지만 아메르 오다라는 한 가장은 이를 무시한다고 말했다. 대피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사이드의 아버지 라미즈 바크르는 아이들의 놀이 자체가 이스라엘과 아랍 간 대결 내용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11살의 시리아 소년 다아드는 "내가 살아남을지 죽을지 모르지만 나는 미래를 증오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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