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몸살 앓았던 평택, 아직 '메르스 그림자'

입력 2015-11-11 21: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최근에 건대에서 집단 폐렴이 발생하면서 교직원과 학생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도 불안감이 커졌지요. 메르스 사태로 크게 놀란 뒤라 더 걱정을 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는 이제 옛날얘기처럼 됐는데요. 경기도 평택이나 구리처럼 메르스가 기승을 부렸던 곳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박소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집단 호흡기 질환자가 발생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입니다.

지난달 말 역학조사를 위해 건물을 폐쇄했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 건물 폐쇄로 1층에 있던 이 가게도 함께 문을 닫았습니다.

환자 발생을 최초 신고한 건대 병원은 병동에 감염 환자가 없는데도 주변 약국과 상점까지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A 약국 관계자 : 한 20퍼센트 정도 준 것 같아요. 눈에 띄게 줄었어요. 여기 지금 꽉 차야 해요.]

이런 상황은 메르스 사태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첫 메르스 감염자가 나온 평택입니다. 이곳은 중심가인 평택역 앞인데요. 마스크를 쓴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던 지난 6월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불안에 떨게 했던 메르스 악몽에서 벗어난 걸까요?

[평택 A 병원 : 그거는 그만 얘기하고 싶어서. '메' 자만 들어도 아주 뜨끔뜨끔해.]

지역 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38일 동안 병원 문을 닫았지만 정부 보상금은 한 달 운영비의 절반도 안 되는 11억 원이 전부였습니다.

또 다른 병원도 메르스 후유증은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평택 B 병원 : 9월 말부터 전년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보고 있어요. 환자 수가 55퍼센트 정도 감소했었어요.]

지역 음식점도 메르스 악몽은 여전합니다.

[박옥자 : (당시) 한 명씩 와야 입마개 하고. 앞으로 회복이 될지 몰라도 아직은 아니야. 손님들이 뭉치질 않아. 하나둘씩 오지.]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구리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밥, 동태전. 이렇게 한쪽에는 음식 메뉴가 남아있지만 이 가게는 이번 달 문을 닫았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테이블 20개가 있었던 이 공간에는 벽돌과 싱크대가 놓여있습니다.

6층에 있는 병원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가면서 건물에 입점한 점포들도 동시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열하루 만에 가게를 다시 열었지만 음식물이 모두 썩는 등 손해가 막심했습니다.

[이선자 : 금액으로 따지면 한 1300만원 이상 돼요. 저희는 진짜 피 같은 돈이에요.]

정부가 지원해준 건 쓰레기봉투가 전부입니다.

[고인주 : 이거 한 묶음을 주면서. 시에서 유일하게 지원해준 건 음식쓰레기 폐기할 때 쓰는 트럭. 그렇게 해서 다 보내고 사진 찍어 놔라.]

일부 상점들은 전기와 수도세조차 제때 못 내고 있습니다.

[임운식 관리소장/경기 구리 A 빌딩 : (관리비) 90퍼센트 이상의 회수율을 갖고 있었는데 메르스 터지고 70퍼센트 대로 떨어져 2억 가까이 관리비가 밀린 형편입니다.]

빌딩 지하 5층입니다. 이렇게 박스가 있는데요 이 안에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살충제도 있고요, 매트도 있습니다. 당시 환자와 보호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물건입니다. 이 물건은 소독됐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쪽을 보실까요. 병상이 놓여 있는데요.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환자 수가 급격히 줄면서 쓰이지 못한 병상이 이렇게 지하에 내려와 있습니다.

이처럼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 건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점포 62곳이 문을 닫아야 했고 피해액만 48억 원에 이릅니다.

질병을 막기 위해 노력한 민간병원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이 파장은 주변 상가에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던 메르스 사태. 비슷한 상황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불황 속 버티기 사투…급증하는 자영업자 대출 '비상' 나이 들어서도 "못 쉬어요"…할 수 있는 일도 '불안정' 높은 은행 문턱…초저금리 시대, 서민에겐 '그림의 떡' OECD, 올 한국성장률 전망치 또 내려…"2.7% 그칠 것" 국가 신용등급은 최고치인데…기업 신용등급은 하락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