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미국은 장외에서는 열심히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하면서, 정작 어제(19일) 우리 정부와의 협상은 1시간 반 만에 끝내버렸습니다. 한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신설 항목'을 안긴 뒤에 먼저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죠. 저희 JTBC 취재 결과 이 신설 항목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도 기여하라는 요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대표단은 지난 9월 첫 회의 때부터 줄곧 "새 항목을 만들자"고 요구했습니다.
어제도 이 항목에 대해 한국이 동의할 수 없다고 하자 협상을 1시간 반 만에 끝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신설 조항과 관련해 우리 정부 관계자는 "미국 대표단은 자신들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한 큰 틀의 노력이란 점을 계속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 전략에 방위비를 낼 수 있도록 '신설 항목'을 만들자고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분담금 1조300억여 원은 세 가지 항목에만 집행되고 있는데, 여기에 인도·태평양 방위 관련 항목을 추가한 뒤 내년 분담금 총액을 다섯 배 넘게 늘리자고 했단 겁니다.
미국은 지난해 협상 땐 자신들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비용을 새 항목으로 만들어 방위비를 올리려다 막판에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한반도 밖 미군의 활동에 대해서까지 한국에 청구서를 내민 겁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대표단은 "비준권을 가진 국회를 설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맞섰고, 이 때문에 결국 회의가 파행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