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심 한가운데서 밤마다 동물을 도살하고 그 비명 소리가 들리는 상황, 쉽게 상상이 안 되는데요. 이런 공포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썩은 기름과 배설물이 뒤섞인 바닥은 발 디디기조차 힘듭니다.
도랑엔 죽은 개 사체가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고, 개 먹이로 줄 음식물 쓰레기는 햇볕 아래 썩어갑니다.
또 다른 개사육 농장.
불안한 개는 철장 안에서 서성이고, 바로 뒤 닭 사육장엔 분뇨가 넘쳐 흐릅니다.
사람 눈이 안 닿는 외곽 지역 모습 같지만 사실은 대도시 인천 한가운데입니다.
개 사육 농장들이 몰려 있는 이곳은 현재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철거를 앞두고 개들을 데려갈 곳 없는 주인들이 차례로 대량 도살을 시작한 겁니다.
[동네 주민 : 앞 집 같은 경우는 이사 갔어요. 아예…개가 밤새도록 짖고 울고 그러니까.]
농장 주인들은 개 도살은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얘는 왜 이렇게 됐어요?) 싸워서 (이렇게 된 거야.)]
주인 뒤로는 전기봉으로 기절시킨 개가 보이고 냉장고를 열자 잘린 개고기들이 나옵니다.
[마을 주민 : 시뻘건 물이 내려가. 이 집에서 개 잡아. 수백 마리…이 밑으로 핏물이…그냥 말도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