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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고 잠겨있고…급할 때 찾는 '개방 화장실' 가보니

입력 2015-10-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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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3일) 밀착카메라에서는 공중화장실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찾기도 힘들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예상치 못한 순간 용변이 급할 때 찾는 공중화장실, 1분1초가 급한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오아시스' 같은 공간입니다.

[가서 볼일 보고 다시 일하죠. 참으면 병 돼요.]
[(급할 때는) 이런 도로변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요.]

하지만 시내에서 공중화장실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찾았지만 이용하기가 꺼려질 정도로 더러운 곳도 많습니다.

바닥에 휴지가 버려져 있고 먹다 버린 일회용 컵도 아무렇게나 놓여있습니다.

변기도 막혀 있습니다.

관리카드를 보니 마지막 작성일이 한달 전으로 쓰여 있습니다.

[조혜인/서울 개포동 : 가끔 가보면 휴지가 없거나, 물이 내려져 있지 않거나 아니면 세면대 물을 틀었을 때 녹물이 나오기도 했어요.]

각 지자체에서는 부족한 공중화장실을 늘리기 위해 일부 민간 건물의 화장실을 공중화장실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관리 비용이나 물품 등을 지원하는 대신 화장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한 겁니다.

개방화장실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신촌역 인근입니다.

여기 보시면 공용화장실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같은 화장실을 서울시 모바일 앱에서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기 표시된 대로 화장실을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점포 자체가 아예 문을 닫아버려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서울 강남의 한 거리, 개방화장실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 봤습니다.

이곳 역시 건물 자체가 폐쇄된 상황입니다.

[전은지/서울 미성동 : 되게 짜증 났어요. 진짜 급해서 화장실을 갔는데 잠겨 있으면 진짜 어떻게 할지 (당황스럽죠.)]

화장실은 개방돼 있지만 눈치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표지판 안내에 따라 들어간 화장실 문 앞에 경고문이 붙어있습니다.

외부인들의 화장실 이용을 금지한다고 써놓은 겁니다.

[건물 관리인 : 이용할 수는 있는데 너무 많이 다른 상가 쪽에서 와 버리니까 아마 그래서 그런 뜻이죠. 외부인들이 와서 화장실 가요.]

화장실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의 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곳은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상가 화장실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방 화장실로 운영되던 곳인데요. 관리가 힘들어지면서 현재는 이렇게 외부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인 : 더러운 건 말도 못해요. 변기 부서지는 건 다반사고요. 감당할 범위를 넘어서서 이렇게 폐쇄까지 하게 된 거죠.]

인근의 또 다른 건물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관리가 여의치 않자 구청에 개방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건물 관리인 : 심지어 쓰레기를 검은 봉지에 넣어서 여기에 두고 가요. (지원금) 그거 몇만원 안 되는 거 가지고 숱하게 청소도 하고, 진짜 골치 아프더라고요.]

시민의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해당 구청 관계자 : 개방을 많이 신청하셨다가 최근에 해지하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사람들이) 휴지도 평소보다 많이 쓰고 함부로 변기에 이것저것 버리고 해요. 저희도 관리는 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죠.]

흔히 공중화장실의 상태를 보면 이 사회의 문화수준을 알 수 있다고들 합니다.

지금 우리의 얼굴에 우리 스스로 먹칠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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