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KT 인사채용을 지시했다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법정증언이 나왔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8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안 전 수석은 "KT 관련해 박 대통령 지시로 2015년 1월쯤 황창규 KT 회장에게 이동수씨를 KT에 채용해달라고 한 적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이 '이동수'라는 홍보 전문가가 있는데. KT 회장에게 추천을 해보라고 지시했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맞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순실(61)씨가 추천한 이동수씨와 김영수(47) 전 포레카 대표 부인 신혜성씨 등을 각각 KT에 채용하도록 했고, 이들은 KT에 '낙하산'으로 입사했다.
이씨는 최씨의 최측근으로, 1993년 차 전 수석이 몸담았던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1년간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당초 이씨는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했으나, 8개월 만인 2015년 10월 KT의 통합 마케팅을 관장하는 IMC 부문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수사 결과 KT는 지난해 3~8월 68억1767만원 상당의 광고 7건을 최씨 실소유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발주해 5억1600만원의 이득을 얻게 했다.
안 전 수석은 "이동수씨에 대한 인사검증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면서 "이씨가 채용된 후에 (이씨를) KT광고 총괄 업무로 보내라고 황 회장에게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이씨가 KT 브랜드 센터장이었는데. 이후 IMC 본부장으로 자리 옮긴 것은 증인(안 전 수석) 때문이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안 전 수석은 "IMC(통합 마케팅)라는 용어 자체를 몰랐는데, 대통령이 IMC라는 용어까지 설명해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컴투게더라는 업체를 특정하지 않고 포레카 인수업체가 자금문제가 많다고 했다"며 인수를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차 전 단장 등은 최씨와 함께 2015년 2월부터 6월까지 우선협상자였던 한상규(63) 컴투게더 대표를 협박해 "포레카를 인수하면 모스코스가 지분의 80%를 가져가겠다"고 협박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이 특정 기업 이름을 말하면 기업 총수들이 거절하기 어렵고, 대기업들은 그룹 자체 광고회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달라고 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느꼈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비슷한 취지로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좀 더 강하게 대통령에게 말씀드리고 건의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서 핵심 참모로서 후회스럽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그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각 대기업마다 자체 광고회사가 있기 때문에 따로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하게 말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