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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모 없는 세상서도 살 수 있게" 눈물의 삭발식

입력 2022-04-20 20:43 수정 2022-04-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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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들이 인수위로부터 답을 듣지 못한 내용 중에서 핵심은 '탈시설과 활동지원 정책'입니다. 지역사회에 어울려 살고 싶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올 수 있게 우리 사회의 기반을 닦아놓자는 거죠. 청와대 앞에선 500명 넘는 부모들이 삭발하며 그 필요성을 호소했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뇌병변과 자폐성 장애를 앓는 아들을 둔 김수정씨.

[김수정/발달장애인 어머니 :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있을지언정 아이를 시설에 넣겠단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머리카락이 잘려나가자 담담했던 엄마 눈에도 눈물이 고입니다.

[김수정/발달장애인 어머니 : 본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부모의 의지로 강제로 시설에 가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학대고 폭력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발달장애인 부모 555명이 청와대 근처에서 머리를 밀었습니다.

[윤종술/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 한 인간으로 부모 없는 세상에 살아갈 수 있도록…]

2시간 뒤 대통령직 인수위가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지만 탈시설 정책 예산은 빠졌습니다.

현재 장애인 67%는 비자발적으로 거주시설에서 생활합니다.

평균 4.7명이 한 방을 쓰고, 100명 이상 사는 곳이 전국 23곳입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시설마다 30명 넘게 받을 수 없지만 서울시 41곳 중 6곳만 이 기준을 충족합니다.

감시 사각지대인 미인가 시설에선 장애인 사이 폭력이나 시설 학대도 쉽게 묻힙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장애인 탈시설을 권리로 규정한 UN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했습니다.

[김정하/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 : 과거 시설밖에 없었을 때는 (장애인이) 잘 사는 게 시설로 가는 거. 이제는 더 나은 삶의 질로 가자…]

시설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들이 갈 곳을 잃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지역 사회가 함께 돌볼 여력이 안되는 중증 발달 장애인 부모들은 '사실상 아이들을 포기하라는 얘기'라고 항의합니다

시설과 상관없이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갖춰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태어난 지 4달 만에 장애인 거주시설에 보내졌던 문석영 씨.

27살 되던 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장애인 자립생활주택에 입주했습니다.

[문석영/탈시설 발달장애인 : 직접 나와서 잡채도 만들어보니 맛있더라고요. 제가 요리 솜씨 하나는 끝내줍니다.]

다른 장애인들도 자신만의 소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꿈꿉니다.

[문석영/탈시설 발달장애인 : 장애인은 모두 다 약한 존재가 아니에요. 시설에 남은 장애인도 활동보조를 통해서 나올 수 있게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화면제공 : 사진 정택용·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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