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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키워드] 비싼 몸 '알제의 여인들' 그 속사정은…

입력 2015-05-15 21:16 수정 2015-05-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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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자그마치 1967억 원입니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이란 작품이 세계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으로 낙찰됐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전해드리는 뉴스 키워드. 오늘(15일) 전해드릴 내용이 '알제의 여인들'입니다. 이 그림을 비롯한 피카소의 작품들은 왜 이렇게 비싸게 거래가 되는 건지, 또 세계 경제와 미술 경매시장은 어떤 연관이 있는 건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알제의 여인들'이 우리 돈으로 약 1900억 원대에 팔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알제의 여인들'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경기도 미술관 최은주 관장께 직접 도움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

이 알제의 여인들, 작품이 상당히 궁금한데 모티프가 있었던 작품이라면서요?

[최은주/경기도 미술관 관장 : 프랑스 낭만주의 거장 들라크루아의 같은 제목의 '알제의 여인들'을 모티프로 삼아서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재해석하면서 피카소는 자신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큐비즘 양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똑같은 제목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방금 큐비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생소한 단어인데 설명 부탁드릴게요.

[최은주/경기도 미술관 관장 : 말 그대로 큐브에서 온 양식이라는 뜻입니다. 피카소는 어떤 대상을 볼 때, 특히 인체를 볼 때 구, 원통, 원뿔로 구성됐다고 본 것입니다. 그것을 큐브, 상자로 해석해서 화면에 도입했습니다.]

그림을 보면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가 상당히 강조됐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최은주/경기도 미술관 관장 : 피카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피카소는 젊었을 때부터 늙을 때까지 한번도 여성에 대한 관심을 져버린 적이 없는 작가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인을 잘 그렸고, 풍만한 가슴, 엉덩이를 적극적으로 그렸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작품인가요?

[최은주/경기도 미술관 관장 :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이 경매에 나온다는 것부터 대단하고요. 정말 집대성시킨 작품입니다. 거기다 색채, 구도, 면 분할 방식이 피카소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

파블로 피카소. 그는 일생 동안 다양한 형태로 화풍의 변화를 꾀한 화가입니다.

10대 시절엔 매우 사실적인 화풍을 구사했고, 그 실력 또한 대단했습니다.

20대엔 사실주의를 탈피해 본격적인 큐비즘을 구현합니다.

40대 그는, 입체주의에 초현실주의를 결합하면서 또 한 번 변신합니다.

그리고 민간인에 대한 학살, 나치의 만행 등 사회적인 분노도 그림에 담습니다.

노년의 피카소는 미술사의 큰 족적을 남긴 거장들의 그림을 리메이크하기 시작합니다.

일흔다섯, '알제의 여인들'을 탄생시킵니다.

이렇게 12번이나 화풍을 변화시킨 천재화가 피카소, 전문가들은 그의 그림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서진수/미술시장연구소장·강남대 교수 : 피카소가 만들어 놓은 미술사적인 여러 가지 화파, 큐비니즘 같은 다양한 미술 사조를 만들었던 사람이죠. 그런 사조의 평가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피카소의 작품이 가장 고가에 팔리는 것이죠. 알제의 여인들 같은 경우는 굉장히 구성도 강하고 미술사적 가치로 봤을 때 20~30년 봤을 때 이 기록을 깰 수 있겠는가.]

최근 미술 경매시장은 세계적 경기 침체와는 달리 큰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알제의 여인들'이 팔린 지난 뉴욕 크리스티 경매의 낙찰가 총액은 우리 돈으로 약 1조 5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단일 경매회사의 주간 미술품 낙찰가 총액이 1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미술 경매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중국 부호들의 뭉칫돈까지 예술품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전 세계 미술 경매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천문학적 액수로 거래되는 미술 작품들. 때문에 그 아름다움의 본질보다 금액에 더 시선이 모아지는 게 사실인데요.

"그림을 사며 돈을 내는 행위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는 관계없다. 그들이 알 수 없는 말로 칭송하는 것은 단지 돈에 대한 탐욕 때문이다" - 파블로 피카소 (1881-1973)

돈과 예술이 뒤엉켜 있는 시대를 향한 피카소의 말입니다.

우리에게 적지 않은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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