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뉴스키워드] '36가지 식단'…전투식량의 모든 것!

입력 2015-04-24 21:18 수정 2015-04-24 21: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군대 다녀온 남자 분들이라면 전투식량에 관한 추억들, 다들 갖고 계실 겁니다. 먹기에 괜찮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육군에서 전투식량 메뉴를 더 다양화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맛까지 더 신경을 쓰겠다는 건데요. 매주 금요일마다 전해드리는 뉴스키워드, 오늘(24일)의 키워드가 바로 전투식량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최호근/서울 미아동 : 몰래 먹다가 걸릴 뻔했는데 (전투식량이) 먹기도 간편해서 되게 좋았었고요. 맛은 바뀐다고 하는데 안 바뀌고 그냥 그대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우승/서울 신림동 : 두 번, 세 번 연속 하루종일 식사 대용으로는 먹기 힘든 맛이었죠. 정말 생존을 위한 전투식량이라고 볼 수가 있죠.]

[이태하/서울 녹번동 : 훈련하다 보면 배고픈데 고참들이 숨겨놨다가 주기도 하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을 정도의 그런 아주 맛있는 음식이죠.]

전투식량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남성에겐 추억. 여성에겐 호기심의 대상인 이 전투식량.

그동안 맛이 없다, 메뉴가 지나치게 단출하다 등의 이유로 신세대 장병들에겐 크게 환영받지 못했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육군에서도 새로운 전투식량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 군인들이 먹는 전투식량은 취식 형태로 봤을 때, 뜨거운 물에 데워 먹는 일 형, 물을 부어 먹는 이 형, 그리고 특전부대원들을 위한 '특전형'과 발열체로 데워먹는 '즉각취식형', 이렇게 크게 4종류입니다. 군은 이 안에 들어가는 식단에 카레나 비빔밥 등 추가한다고 합니다. 30여 가지 메뉴 중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군에 지급되는 전투식량입니다. 이렇게 발열형태로 만들어진 햄 볶음밥도 있고요, 물을 넣어서 먹을 수 있는 김치비빔밥도 있습니다. 또, 더운물에 데워먹을 수 있는 쇠고기비빔밥도 있습니다. 여길 보면 햄 볶음밥과 아몬드 케이크, 볶음김치, 초코볼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요? 1회 제공량 칼로리가 1192 키로칼로리로 돼 있습니다.

성인 한 끼 권장 칼로리가 700~800 키로 칼로리인 점을 감안하면 야전활동에 충분한 열량이라고 생각됩니다.

포장지를 뜯은 후 지퍼를 열고 안에 있는 내용물들을 다 꺼내보겠습니다. 그리고 발열끈을 잡아 당겨보겠습니다. 15분가량 기다리면 맛있는 전투식량이 만들어지게 되는 겁니다.

또 다른 형태의 전투식량을 볼까요. 이렇게 끓는 물을 넣어서 10분 정도 기다렸는데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비빔밥이 완성됩니다.

전시에 주로 주먹밥을 먹었던 우리 군인들이 유통기한이 긴 전투식량을 접한 건 베트남전이었습니다. 당시 미군에게 지급되는 통조림 형태의 전투식량이 우리 군에도 보급됐습니다. 바로 C레이션입니다.

빵과 고기는 물론 과일이나 초콜릿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태입니다. 먹거리가 귀했던 1960년대, 이 전투식량을 먹어보기 위해 암시장에서 은밀하게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양욱 연구위원/한국국방안보포럼 : C레이션을 통째로 받는다는 것은 당시(베트남전)로선 명절에 고급선물세트를 받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C레이션은 우리 군인들 입맛엔 맞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1967년부터 밥과 김치, 두부와 꽁치 등으로 구성된 K레이션이 보급됐습니다.

이후 우리 군은 80년대부터 본격적인 전투식량 개발에 나섰습니다. 물과 불 없이도 급식이 가능한 발열팩 전투식량은 1996년 강릉 무장 공비 대간첩 작전을 계기로 등장했습니다.

전투식량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보급된 C레이션은 세계 각국의 전투식량 개발에 표준 모델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가장 유명한 MRE는 1980년대 이후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채식주의자나 무슬림을 위한 메뉴가 따로 있을 정도로 다양해졌습니다. 또 이재민을 위한 비상식량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투식량 연구와 투자는 유명한데요. 미군이 좋아하는 피자를 전투식량으로 만들기 위해 수년간 연구했고 유통기한이 3년인 피자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산다고 하죠. 우리 군의 전투식량을 개선한다는 소식 물론 반갑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군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성추행 등으로 바닥에 떨어진 사기를 진작시키는, 병영문화 개선이 더 시급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뉴스키워드] '검은돈' 오명…장롱 속 '신사임당'의 눈물 [뉴스키워드] 세월호 인양 기술적 핵심, '플로팅 도크' 원리는 [뉴스키워드] "서울 도심 싱크홀?…도로 함몰이 맞다" [뉴스키워드] 자칫하다간 패가망신…몸캠 피싱의 덫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