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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입력 2016-12-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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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 뉴스룸 앵커브리핑, 조금 늦게 시작합니다.

"내가 로도스 섬에 갔을 때 그곳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더 높이 뛰었다네. 만약 지금 여기가 로도스라면 나는 누구보다도 더 높이 뛸 수 있을 텐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솝우화 중의 한 얘기입니다.

한 청년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허풍을 늘어놓습니다.

허풍을 떠는 그에게 누군가 던진 한마디는 "히크 로두스, 히크 살투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그렇습니다. 오늘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상황은 내일도 마찬가지. 주어진 여건을 탓하고, 상황을 탓한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오래된 우화입니다.

기실 광장은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산에서 광주에서 대구에서, 그리고 나라 밖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있었고, 여건이 되지 않아 마음속에 광장을 열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시급을 버는 아르바이트생과, 마트 직원들, 식당의 사장님…취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택배기사와 승객을 실어 나르는 기사들, 몸이 아픈 환자들까지.

모두들 각자의 일상을 살아내야 했기에, 그래서 맡겨놓은 대의 정치. 민주주의 하에서 맡겨놓은 시민의 권력…

그러나 그 신성한 권력은 불통과 일방통행이라는 커다란 벽에 가려졌고, 그 벽 뒤에선 한 줌도 안 되는 이른바 비선들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밝히고 견제해야 했던 정치권과 언론은 어떤 존재들이였던가…

못 미더웠던 많은 사람들은 결국 광장으로 나왔고 대한민국은 또다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가, 즉 광장과 의회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오르는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모두는 각자의 광장에서 불을 켭니다.

혹시 지금 이 순간도 각종 셈법을 두고 내일 이후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머릿속이 분주할 누군가가 있다면 시민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할 겁니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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