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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왕실 개혁 언급까지|아침& 세계

입력 2020-08-18 09:45 수정 2020-08-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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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금기로 여겨졌던 왕실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태국 방콕 민주주의 기념비 앞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경찰 추산 만 2천명 주최 측 추산 3만 명 가량이 참여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수년 동안 태국에서 진행된 반정부 시위들 가운데 최대 인파가 모였다"고 전했습니다. 시위대는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과 함께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태국 반정부 시위 참가자/군주의 권력을 확대시키고 민주주의 안의 군주제를 : 침해할 수 있는 법을 취소하고 개혁해야 합니다.]

왕실의 권위가 그 어떤 입헌 군주국 보다도 높은 태국에서 왕실 개혁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왕실 모독죄가 적용될 경우 최고 징역 15년의 중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대표적인 반정부 활동가들을 폭동과 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가 보석으로 석방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프라윳 찬오차/태국 총리 : 우리는 많은 것을 들여다보고, 누가 시위 배후에 있는지 의도가 무엇인지 조사해야 합니다. 그들은 기본 권리에 따라 항의할 수 있지만,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왕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반정부시위대를 규탄하는 맞불시위도 열렸습니다. 이들은 국왕의 초상화 등을 들고 나와 왕실을 보호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반정부시위대들이 왕실개혁을 요구한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반정부시위대와 왕실 지지자들이 충돌하면서 태국의 국론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정환승 한국외대 태국어통번역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태국의 반정부시위 과정에서 왕실 개혁에 대한 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는데 왜 이 같은 요구까지 나오게 됐을까요?

    우선 태국의 정치 시스템을 보면 1932년 입헌혁명 이후에 군부세력과 민주세력 간의 갈등 관계에서 발전해 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군부세력이 민주정권의 부패, 무능을 빌미로 삼아서 쿠데타를 일으키게 되면 민주세력들은 군부독재에 항거하면서 반정부시위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회복시켜왔는데요. 군부쿠데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왕의 윤허가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국왕의 윤허를 통해서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은 국왕이 윤허할 경우에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했거든요. 그래서 20번의 쿠데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 정치가 점진적으로 발전해 올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국왕의 중재 역할을 통해서 중심축 기능을 한 것이 태국을 일정 수준의 안정을 답보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왜 왕실개혁안이 나왔는가 그 배경을 보게 되면 조금 전에 설명 드린 것처럼 태국 정치가 국왕과 국민 그리고 군부 세 개의 삼축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동안 라마9세 푸미폰 국왕이 2016년 서거하기 이전까지 70년간 굉장히 선정을 베풀어왔습니다.

    그래서 국민들한테는 어버이 같은 온정주의적 국왕, 살아 있는 부처다 이런 칭송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그 이어서 등극한 라마10세는 선왕만큼 덕을 쌓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왕의 위상과 역할이 현저하게 감소돼 있는 그런 측면이 있고 두 번째 프라윳 찬오차 현 태국총리도 2014년에 쿠데타를 일으키고 2016년에 개헌 그리고 2019년에 총선을 통해서 연임되는 과정에서 국왕의 윤허가 있었고 묵인이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시위세력들은 국왕의 역할을 감소시켜서 군부의 힘빼기 그런 과정에서 국왕을 정치적으로 좀 배제시킬 필요가 있겠다 해서 왕실개혁안 10개 조항을 들고 나왔는데요. 이건 태국에서 굉장히 이례적이라기보다는 충격적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반정부 시위대가 현재 요구하고 있는 헌법개정 그리고 왕실개혁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다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시위는 계속될까요?

    사실 이게 현실적으로는 수용 불가한 것인데 아까 말씀드린 국왕의 역할, 위상 이것에 대해서 보면 세대별로 정책적인 견해가 다릅니다. 60대,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국왕이 없는 나라에서 산다고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고요. 아마도 30, 40대에서는 심적으로는 동조하지만 지금까지 국왕 혹은 왕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존경심 그리고 거기에 대한 친숙함 이런 걸로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일정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그런 것으로 보이고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는 서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적인 정의, 평등, 자유를 갈구하는 세대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왕실을 옹호하는 세력, 과거에 우리가 옐로우 셔츠라고 하는 정책집단이 행동에 나서고 있고 이것도 격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프라윳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강경진압인데 그렇게 되면 불에다 기름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크고요.

    두 번째로 이걸 만약에 방치한다고 하면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정권은 물론 왕실에까지 위협을 가하는 그런 상황인데다가 또 하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경기침체 내지는 경제파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예측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태국은 과거의 정책적인 갈등을 지속적으로 경험해 왔고 때로는 과격한 시위에서 유혈사태까지 경험한 학습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민성, 극단적인 걸 싫어하고 화해와 타협으로 그렇게 마무리하는 어떤 태국적인 방식, 이것이 작용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태국의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이런 상황은 태국이 가보지 못한 영역이다. 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평가했습니다. 태국이 겪고 있는 지금의 혼란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 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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