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사고 당시, 잠시 침실에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가 위험 지역을 통과할 때 지휘 책임이 있는 선장이 자리를 비운 건데요. 그런데 이 이야기마저도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당시, 세월호 운항은 경력이 짧은 3등 항해사 박모 씨와 조타수 조모 씨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선장 이준석 씨는 자리에 없었습니다.
[이준석/세월호 선장 : 잠시 침실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 온 사이에 그렇게 됐습니다.]
이 선장은 배가 기운 지 한참이 지나서야 조타실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검경 합동수사본부 조사 결과 조타실과 침실의 거리는 불과 5m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침실에 있었다면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몇초 안에 조타실로 올 수 있고, 항해사와 조타수의 대화도 들을 수 있는 거리였던 겁니다.
이 때문에 합수부는 '잠시 침실에 갔다'는 이 선장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잠을 잤거나, 아예 침실에 있지 않았을 것으로 의심하는 겁니다.
또, 침실과 조타실은 'ㄱ'자 구조로 돼 있습니다.
이 선장이 깨어 있었더라도, 침실에서는 운항 상황이 보이지 않아 선장의 통제권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수사본부는 이 선장이 위험 지역을 지나는데도 침실에 가는 여유를 부리는 등 직접 지휘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승객 탈출을 외면한데 이어 거짓말 의혹까지 일면서 선장에 대한 비난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