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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유효? 무효?…애매한 무효표 기준, 알아보니

입력 2016-04-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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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3일) 저희 JTBC와 페이스북이 같이 선거방송을 했었죠. 페이스북 생방송도 했었고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활약을 한… 그러니까 JTBC보다는 페이스북을 위해서 거의 하루종일 일을 한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다른 걸 들고 있네요, 죄송합니다. 어제 선거 끝나고 나서 인터넷과 SNS에서 바로 이런… 이건가요. 이 사진들이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니까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이렇게 칸을 일어나서 찍은 것이나 아니면 인주가 제대로 찍히지 않은 것, 이런 것들은 따로 분리가 되는데 어떤 건 무효표가 되고 어떤 건 유효처리가 됐다… 그래서 기준이 오락가락한다 하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팩트체크에서 오늘 체크해 보죠, 김필규 기자.

[기자]

실제로 저런 경우들 많이 이야기가 돼서, 제가 사례별로 한번 소개를 시켜드릴 텐데요.

이런 무효표 처리와 관련해서는 선관위에 이미 정해져 있는 규정들이 있습니다.

일단 지금 보시는 것처럼 저 위에 도장이 찍혀 있죠. 저렇게 완전히 칸을 벗어난 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건데요.

그러나 연습삼아 이게 잘 찍히나, 도장이 잘 찍히나 저기 한번 찍어본 다음에 그다음에 이제 제대로 된 곳에 찍었다면 유효표로 간주를 합니다.

또 그리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두 칸에 모호하게 걸쳐 있으면 기본적으로 무효가 되는 거지만 또 지금 보시는 것처럼 칸에 걸쳐 있더라도 누구에게 찍은 건지 구분이 된다면 유효한 것으로 봅니다.

[앵커]

좀 명확하게 보이네요.

[기자]

또 그리고 기표란이 아닌 번호나 당명에 저렇게 여러 번 찍어도 결국 누구에게 찍었는지 식별이 되기 때문에 이것 역시 효력을 인정합니다.

다음으로는 많이 논란이 됐던 게 인주가 지금 보시는 것처럼 다 잘 찍히지 않았거나 아니면 좀 뭉개져 있어서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느냐… 하는 질문도 많았는데요.

기표소 내에 용구를 사용해서 찍은 거라면 유효하게 인정이 됩니다.

다만 옆에 또 보실 것처럼 저 기표 칸에 자기 이름을 서명을 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펜으로 표시를 한다면 그건 무효처리가 됩니다.

빈 공간에 여기 밑에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낙서를 혹시 하게 된다면 이것 역시 무효처리가 되는데 왜 그러느냐. 이건 혹시 돈 주고… 그런 일은 없겠지만 표를 샀을 때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앵커]

실제로 저런 경우들이 있습니까? 자기 이름을 쓴다든가 하는 게 있는 모양이죠.

[기자]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리고 왜 이게 투표용지라 하면 세로로 접느냐, 가로로 접느냐 이게 옛날부터 문제가 됐습니다. 지금은 안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옛날에는 인주가 잘 마르지 않는 것이었고 이렇게 하면 두 개가 동시에 찍히니까 무효가 된다고 해서 한참 저도 선거방송 할 때 이거 안내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제가 해 보니까 금방 마르는 것 같던데요.

[기자]

실제로 그렇게 접어서 묻었을 경우에 무효가 된다라는 기사가 어제도 인터넷을 통해서 떠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일단 선관위에서는 "찍고 나면 순간 건조되는 특수 유성잉크를 쓰고 있어서 괜찮다"며 어제도 긴급 해명을 했습니다.

그런데요. 설사 접어서 묻었다고 할지라도 도장이 조금 전 앵커브리핑에서 들었던 것처럼 전 복자 문양이죠. 반대로 찍힌 건 저 전 복자가 반대로 찍힌 것 구분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누구에게 찍은 건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유효표로 처리를 하게 됩니다.

[앵커]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그냥 동그라미라면 모르겠는데 저렇게 반대가 돼버리니까. 그런데 저런 유효다, 아니다라는 판단을 누가 합니까? 기계가 하는 건 물론 아닐 테고 사람들이 하다 보니까 그런 의구심을 가질 수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사람이 하다 보니까 성향에 따라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기자]

그래서 실제 어제 몇몇 개표소에서 그런 부분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조금 전에 보셨던 것처럼 논란이 될만한 표가 나오면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선거관리위원은 누가 하느냐, 교섭단체가 구성된 각 정당에서 같은 숫자로 추천한 사람들, 그리고 그 지역의 법관으로 구성된 8명입니다.

이곳에서 여기서 유효다, 무효다 판단을 하고 또 유효라면 누구에게 찍은 거다, 어느 후보에게 찍은 거다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결정을 하는데 결론이 안 나면 또 그 안에서 투표로 정하게 됩니다.

그 결정 내용은 별도의 기록지에 다 써서 문제의 투표용지에 붙여서 따로 보관을 하는데 이것은 나중에 선거 무효소송이 제기됐을 때를 위해서 증거로 남기는 거죠.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정리를 하고 나면 또 수긍을 하게 되지만 아주 근소한 차로 승부가 난 곳에서는 논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앵커]

이런 게 다 결국 인주로 찍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인주로 찍는 나라가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투표 방식은 조사를 해 봤더니 각 나라의 문화가 반영된 겁니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 보시는 것처럼 저렇게 까만 점이 있죠, 이렇게 두 점을 선으로 펜으로 연결하는 방식도 많이 쓰이고 있고요.

또 옆에는 과테말라 투표용지인데요. 저렇게 후보 얼굴에 엑스자를 그려서 표시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저 엑스표 친 사람 '나는 이 사람 아니야'입니까, 아니면 '나는 이 사람이야'입니까?

[기자]

그 사람을 뽑겠다는 겁니다.

[앵커]

굳이 이해가 안 가는. 그러면 하기는 뭐. 알겠습니다.

[기자]

이렇게 표시가 되는 거고요. 일본의 경우도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지만 특이한 게 아예 저렇게 큰 빈칸을 둬서 지지하는 정당 이름을 다 쓰거나 수기로 쓰거나 후보 이름을 다 직접 다 써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자가 혹시 틀리면 안 되고요. 또 지금 보시는 것처럼 동그라미를 치거나 지지를 한다고 하트 표시를 하거나 이렇게 다른 표시를 하면 안 됩니다.

[앵커]

철자가 틀려도 안 됩니까, 이름이 어려우면 안 되겠네요. 혹시 또 실수해서 적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김필규'인데 '김팔규'라고 적는다든가. 바로 그건 그냥 무효표가 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모두 무효가 되는 거고요.

[앵커]

굉장히 가혹하군요, 그쪽에는.

[기자]

그래서 무효표가 상당히 많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는 무효표가 3.3%나 발생했는데요.

미국에서 조사를 해 본 결과 대선의 경우이기는 했는데 지지하는 후보 옆에 미국에는 또 저 방법이 일반적이었고 또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지지하는 후보 옆에 구멍을 뚫는 펀치카드 방식이라고 있습니다.

[앵커]

하여간 그때 굉장히 시끄러웠습니다, 저것 때문에.

[기자]

그럴 경우에는 무효표 비율이 2.7%가 됐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종이에 선을 긋는 방식은 1.9%. 그리고 아예 버튼을 누르는 전자투표가 1.6%였습니다.

그리고 선관위에 이번에 저희가 문의를 해 본 결과 한국은 이번 총선에서 무효표가 지역은 1.5%였고 비례대표는 2.7% 발생했습니다.

[앵커]

비례는 왜 또 그렇게 높았을까요.

[기자]

비례대표 같은 경우에는 아마 투표용지가 더 길고 복잡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서 분석을 해 봐야지 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신 것처럼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썩 낫다고, 결코 낫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인데요. 무효표를 줄이는 게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지키는 관건이라는 그런 분석도 있는 만큼 앞으로 또 이런 무효표 줄이는 방안에 대한 꾸준한 연구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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