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상승과 더불어 과일값이 크케 오르면서 가계 체감물가가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012년 6월(2.2%) 이후 가장 높았는데, 체감물가는 이보다도 더 높았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품목별로 들여다보면 과일 가격 상승 폭이 심상치 않다.
특히 귤 가격은 지난해 12월 16.2% 오르는 데 그쳤지만, ▲1월 39.3% ▲2월 63.3% ▲3월 106.2% 뛰어올랐다. 석 달 만에 가격 상승 폭이 7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10% 감소했던 오렌지 가격도 석달 뒤에는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과도 3.6%에서 4.9%로 가격 상승폭이 늘었다.
포도(9.4%)와 바나나(5.3%)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7.5% 올랐는데, 하위 항목인 신선과실이 15.7% 상승한 것도 꿈틀대는 과일값을 보여준다.
국제유가 회복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도 체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3월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2.4% 상승했다. 경유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이보다도 높은 18.2%, 15.8%씩 올랐다.
통계청이 제시한 지출목적별 동향에서도 교통 가격이 전년 동월에 비해 6.4%나 올랐다.
식탁에 주로 오르는 육류 가격 상승도 체감물가를 높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닭고기 가격이 11.3% 올랐고, 돼지고기 가격도 8.0% 올랐다.
이 밖에 오징어(45.6%), 당근(71.8%), 감자(14.5%), 무(17.5%), 콩나물(8.3%) 등도 전년에 비해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끌어올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유가 조정 움직임, 농산물 가격 안정 추세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국제유가 변동, 가뭄 등 봄철 기상재해 발생 여부 등에 따른 변동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