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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화웨이 분리대응…양국관계 '투트랙' 가닥

입력 2018-12-11 17:03

SCMP "중국, 화웨이 보호하면서 무역협상 계속하는 '줄타기'"
미중 양측 통화한 날 中왕이 "국민권리 침해 횡포 좌시 안 해"
미국 '화웨이 사건과 무역협상은 별개'…USTR 대표 "큰 그림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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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중국, 화웨이 보호하면서 무역협상 계속하는 '줄타기'"
미중 양측 통화한 날 中왕이 "국민권리 침해 횡포 좌시 안 해"
미국 '화웨이 사건과 무역협상은 별개'…USTR 대표 "큰 그림에 집중"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의 체포로 미중 양국이 극한의 충돌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두 나라 모두 무역협상과 화웨이 사건을 분리해 대응하는 '투트랙'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CFO 체포를 놓고 양국은 새로운 갈등을 빚고 있지만 적어도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의 끈은 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는 11일 "중미 무역협상을 이끄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11일 오전 전화 통화를 했다"며 "쌍방은 양국 정상회담의 공통 인식 실천, 다음 무역협상을 추진을 위한 일정표와 로드맵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짧게 밝혔다.

이 발표로 양국의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랄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양측의 이날 통화에 대해 멍완저우의 체포와 관련한 갈등에도 무역협상에 관한 작업이 진전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에노스아이레스 회담에서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지식재산권 절도와 강제적 기술 이전 등의 핵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90일간 협상하기로 한 이후 중국은 미국에 약속한 것을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식재산권을 상습적으로 침해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등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강한 조치도 내놨다.

멍완저우 CFO가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무역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멍 CFO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미중 관계는 다시 살얼음판 위로 내몰렸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 시장도 출렁였다.

양측은 그러나 화웨이 사태와 무역협상의 2가지 이슈를 분리해 대화를 계속하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멈추지는 않았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미국이 계속 접촉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통 인식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주말 중국 주재 캐나다와 미국 대사를 잇달아 초치했을 때도 캐나다는 직접 공격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위협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존 매캘럼 캐나다 대사에게는 "엄중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10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루캉 대변인은 "엄중한 결과가 무엇인지는 전적으로 캐나다에 달려 있다"고 압박을 이어갔으며, 캐나다가 영사조약을 어기고 멍완저우의 체포를 중국 측에 신속하게 통보하지 않았다고도 비난했다.

하지만 러 부부장이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했을 때는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따라 더 많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절제된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인정할 만큼 거센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6.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은 11월 수출 증가율이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대미 무역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때문에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은 물론 이번 화웨이 사태는 무역협상과는 관계 없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지난 8일 멍완저우의 체포가 협상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이 건은 형사 사안이고 나나 다른 무역정책 관리들이 하는 일과는 전적으로 별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그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회담하기 전에 멍 CFO의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이는 이번 체포가 미중 무역협상과는 별개의 트랙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핵심 기술기업인 화웨이를 보호하면서도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막는 "외줄 타기"를 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멍완저우의 체포가 중국에서 민족주의적 반발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 아이폰이나 캐나다의 캐나다구스 등 제품의 불매 운동까지 거론하며 두 나라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미국과 캐나다 대사관의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서 분노를 퍼부으며 멍완저우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무역협상이 궤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우신보 푸단대 미국학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계속 무역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멍완저우의 체포는 개별 사안이며 무역은 큰 이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건이 무역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중국은 자국의 기술 굴기를 미국이 봉쇄하려 하는 현실을 직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멍완저우의 석방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 계속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외교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항상 국민의 해외 안전에 항상 관심을 쏟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어떠한 횡포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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