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아베 전후 70주년 담화서 식민지 지배·침략 명시 안해

입력 2015-08-14 18:4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14일 발표한 전후(戰後) 70년 담화에서 관심을 모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언급했지만 이를 일본이 저지른 사실로 직접 명시하진 않았다.

이날 오후 5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담화를 정부 공식 입장으로 결정한 아베 총리는 오후 6시부터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역사관을 담은 담화를 낭독하고서 그 취지를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전후 50년의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와 전후 60년의 고이즈미(小泉) 담화(2005년)에서 명기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라는 문구를 모두 사용하면서 역대 정권의 기본적인 입장을 계승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다.

하지만 담화는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키워드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사죄'의 4개 문구를 역대 정권의 노력을 언급하는 대목에 배치하면서 맥락상 '일본이 행한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담화는 반성과 사죄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지난 세계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데 그쳤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요구 등을 감안해 '사죄'의 의미를 담은 문구를 담화에 넣었지만, 과거 담화를 인용하는 형식에 그쳐 진정성에 의문을 던지게 했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한·중의 끈질긴 문제 제기를 염두에 둔 듯 "정치는 역사에 겸허해야 한다. 정치와 외교적인 의도로 역사를 왜곡해선 안 된다"고 견제하기도 했다.

다만 담화는 평화국가로서 적극적으로 국제 공헌에 나설 방침을 천명하기는 했다.

이번 아베 담화는 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한 내용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한국, 중국의 거센 반발로 한·일, 한·중 관계의 냉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그간 추진해온 한·중·일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회담, 중·일 정상회담 등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베 총리는 오전에 야마구치(山口)현에 있는 작고한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晉太郞) 전 외상의 묘소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단에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부전의 맹세 하에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일본을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극우 일본회의 '침략' 부정…"사죄는 영령 명예훼손" 일본회의에 아베 내각 14명 소속…우경화의 사령탑 "일왕, 군국주의화 모색-침략역사 사죄 희석 아베 비판 가능성" WP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한 80대…항일운동가 자손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가혹한 고문 진심으로 사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