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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군국주의화 모색-침략역사 사죄 희석 아베 비판 가능성" WP

입력 2015-08-13 15:55 수정 2015-08-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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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明仁·82) 일왕이 오는 15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군국주의화 시도,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한 '사죄'의 희석 등을 비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과 아베 총리가 전후 70주년을 맞아 각각 내놓을 메시지와 담화의 내용을 비교 전망하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WP는 아베 총리가 14일 발표하는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선 역대 총리의 공식 사죄를 희석하고 후퇴시키는 게 아닌가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선 아베 총리가 담화에 '사죄'와 '반성', '침략 전쟁'이란 표현을 넣을지, 어떤 대목에 언급할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편안하게 느끼는 범위에서 사죄를 표명한다고 밝힌 아베 총리 주변의 발언에 언급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사죄로는 중국과 한국을 달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아키히토 일왕은 담화 다음날 패전일을 맞아 개최하는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기존의 반전·평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해 아베가 헌법 재해석으로 군국주의화의 길로 가려는 걸 견제할 것으로 신문은 관측했다.

WP는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4월 팔라우를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가 주도한 안전보장 관련 법안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일각의 견해를 거론하면서 그가 15일 연설에서 "아베 총리의 헌법 해석 수정 시도를 우회적으로 질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천황제도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저술한 메이지 가쿠인 대학의 정치학자 하라 다케시는 "아키히토 일왕 부처는 (고령으로)전후 80주년을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일왕이 생전에 마지막 메시지로서 예년과는 다른 내용을 발언할 가능성이 있다"며 WP의 이 같은 예측을 거들었다.

지난 1989년 타계한 아버지 히로히토(裕人) 일왕을 승계한 아키히토는 현행 헌법 하에서 즉위한 첫 일왕으로서 헌법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고 한다.

전후 70주년이 다가오면서 아키히토 일왕은 아베 총리와 그의 야심에 대해 걱정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자주 표현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1931년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6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위한 국빈 연회에선 "우리 일본인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과 미국이 필리핀에서 격렬하게 싸운 사실을 깊은 회한을 갖고 영원히 기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일본 궁내청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는 히로히토 일왕의 라디오 연설을 담은 음성녹음 원본을 공개한 것도 당시의 패전 아픔을 국민과 공유하려는 아키히토 국왕의 의향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현지 언론은 소개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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