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배 물건으로 위장한 대형 상자에 숨어서 집 안으로 침입한 절도범이 붙잡혔습니다. 고급빌라의 경비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렸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강남의 한 고급 빌라.
택배 기사가 자신의 몸집만한 상자를 손수레에 싣고 들어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더니 상자를 향해 말을 건네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니 이 상자 안에는 33살 임모 씨가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빌라 경비를 통과하기 위해 상자 안에 숨어든 겁니다.
택배 기사로 위장한 35살 안모 씨는 상자를 빌라 문 앞에 내려놓고 빠져나갑니다.
상자 밖으로 나온 임 씨는 범행을 계획한 집에 인기척이 있자 비상계단에서 18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임 씨는 이튿날 집 안으로 들어가 돈을 훔치다 집주인의 지인에게 들키자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임 씨를 붙잡았습니다.
[천종하 팀장/서울 강남경찰서 강력 1팀 : 피의자가 도주하는 장면은 있는데 침입하는 장면을 찾을 수 없어서, CCTV를 돌려봤더니 대형 박스가 배달된 것을 발견했고….]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을 하던 임 씨는 고객의 개인 심부름을 하다 현관 비밀번호를 알게 돼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임 씨와 공범 안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