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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경찰대 "여름이 괴로워"…투신자 수색현장 '처참'

입력 2013-08-07 21:57 수정 2013-08-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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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됐죠. 요즘 같은 여름철, 한강 투신 건수 자체가 다른 때보다 크게 늘어난다고 합니다. JTBC 취재진이 한강 경찰대의 투신자 수색 작업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심수미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 구조정 한 척이 한강 물살을 빠르게 가릅니다.

[조찬우/한강경찰대 경사 : 전일에 다리에서 투신한 (사람을) 잠수 수색하러 가는 길입니다.]

이른 새벽 강물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 37살 이모씨 수색에 나선 겁니다.

잠수 대원 두 명이 6m 아래 강바닥을 뒤져보지만 이씨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투신 장소를 추정해 부표를 띄우고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마침내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충로/한강경찰대 경사 : 한강 물은 시야가 전혀 안 나와요. 수색하는 데 상당히 어렵습니다. 거의 암흑 같은 데서 감각으로, 더듬어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건 관할 구역 경찰의 몫. 인계해 주기가 무섭게 다음 신고가 들어옵니다.

서둘러 한강대교로 이동했는데 투신소동을 벌이던 사람은 소방 수난구조대에 보호 조치됐습니다.

이번엔 마포대교입니다.

[하류쪽, 남단쪽 전망대요.]

17살 아들이 자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정흥식/한강경찰대 경위 : 자살을 예고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위치 추적을 해서 대기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말,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이후 비슷한 자살 소동이 잇따르면서 일각에선 '베르테르 효과'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름철 투신 자살 시도 자체가 다른 계절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름철 한강경찰대로 접수되는 투신 신고는 하루 10여건. 7월 한 달의 출동 횟수는 234건에 달합니다.

1월에 비하면 3배나 됩니다.

한강 다리와 연결된 '생명의 전화' 상담사들도 여름철, 특히 밤 늦은 시각에 상담 전화가 몰린다고 말합니다.

[우혜진/한국 생명의 전화 : 아무래도 날씨가 따듯해지다 보니까 밖에서 활동을 많이 하시잖아요. 고민을 갖고 계셨던 분들이 방황을 하다가…]

물가를 마주하기 쉬운 여름철, 충동적인 자살 시도가 많다는 게 전문가 설명입니다.

[강도형/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 : (자살 시도자들이) 구체적으로 '언제 죽을거야'라기보다 죽고싶지만 어떻게 하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랬을 때 강가나 다리를 찾게 되면 (충동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쉽습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사투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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