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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비를…' 강원 산골주민 50년만에 기우제

입력 2012-06-26 11:52 수정 2012-06-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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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비를…' 강원 산골주민 50년만에 기우제

"오죽했으면 50년만에 기우제까지 올리며 하늘에 빌어 보겠습니까?"

최근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자 강원도 춘천의 산골 오지 마을주민들이 야속한 하늘을 향해 기우제(祈雨祭)를 올리며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춘천 도심에서 배편으로 소양강댐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북산면 물로리 주민들은 26일 오후 마을 앞 가리산 자락의 명당으로 알려진 한천자(漢天子) 묘에서 기우제를 올렸다.

한천자묘는 옛 한씨 성을 가진 머슴이 조상 묘를 잘 써 후에 중국 천자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이 자리에는 이광준 춘천시장을 비롯해 물로리와 주교리 주민 40여명이 마음을 모았다.

소양강댐 건설에 따른 수몰지역인 물로리의 경우 50~60가구가 모여 사는 산골 벽지 마을로 최근 이어진 가뭄 때문에 콩과 고추 옥수수 등 농작물이 바짝 타들어 흙먼지가 날리고 대지 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계곡과 하천이 말라 양수기로 물을 끌어올려 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마을 주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예부터 가뭄 때 종종 올렸다는 기우제를 수십년만에 지내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임만민(72) 물로1리 이장은 "콩의 경우 모종을 심을 시기인데 대지가 바짝 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속 타는 마음을 위로하고자 50여년만에 기우제를 올리게 됐다"며 "주말 비소식이 있지만 해갈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야말로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지역의 경우 두 달째 이어진 가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도내 저수지의 경우 최근까지 저수율이 50% 미만인 저수지만 춘천 15곳 등 모두 38곳에 달해 농어촌공사 강원본부가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한편 양수장과 관정을 긴급 가동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까지 평균 강수량이 61.9mm로 평년 169.4mm의 37%에 불과해 농어촌공사 강원본부가 관리하는 79개 저수지의 평균저수율도 54%로 평년 저수율 64%에 비해 10%가량 낮아지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가뭄비상대책반이 구성돼 말라가는 논과 밭에 농업용수를 대는 작업에 나서는 등 도내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와 동면 지내리의 양수장 취입부에 물꼬 작업이 진행중이며 원창저수지는 물이 줄어 낮에만 제한급수를 하는 등 강원지역 가뭄상황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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