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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내홍에 '인종차별 막말'로 불 지른 트럼프

입력 2019-07-15 15:53 수정 2019-07-15 15:54

트럼프 "부패하고 무능한 너희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발언 파문
지도부-여 진보 초선의원들 갈등, 인종주의·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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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패하고 무능한 너희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발언 파문
지도부-여 진보 초선의원들 갈등, 인종주의·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여성 유색인종 초선의원 4인방을 향해 "너희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공격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근 공개 표출된 민주당 지도부와 이들 여성 의원들 간 내분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전'하고 나서면서 인종주의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논란의 발단은 이달 초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 여성 초선의원 4인방이 거친 비판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

양자가 반목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말 미국 하원이 미-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이민자 보호를 위해 46억 달러(약 5조4천억원)의 긴급 구호 예산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유색인종 여성 초선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펠로시 의장과 각을 세웠다.

이민자 단속 기관들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은 어떤 명분이 붙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추진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펠로시 의장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등 '뒤끝'을 보였다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6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들은 모두 대중적 뭔가(public whatever)와 트위터 세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지지자가 없다. 그들은 4명이고,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그 '대중적 뭔가'를 대중의 정서(public sentiment)라고 부른다"면서 "(대중의 정서를) 바꿀 수 있는 힘(소셜 미디어)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나라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뤄내는 법"이라고 받아쳤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10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선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새로 당선된 유색인종 여성을 노골적으로 지목(single out)한다", "완전히 무례한 지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마르 의원 등 다른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수석 보좌관 사이캇 차크라바티도 펠로시 의장과 당내 보수·중도 성향 의원들을 싸잡아 인종차별적이라고 몰아세우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리면서 양자 간의 갈등은 민주당 내 이념 갈등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당내 갈등 사태를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이 난데없이 인종차별적 막말을 퍼부으면서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그는 14일 트위터에서 이들 민주당 초선 여성 4인방을 향해 "이들은 정부가 완전히 재앙이고 최악이고 가장 부패했고 무능한 나라 출신"이라면서 "원래 나라로 돌아가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그는 "(돌아간다면) 낸시 펠로시도 신속하게 귀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이며,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계 무슬림,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 2세, 프레슬리 의원은 흑인이다.

엄연한 미국 시민권자로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들에게 '너희들은 미국인이 아니니 부패하고 무능한 너희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노골적인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다시 올린 트윗에서도 "그들의 역겨운 말, 그들이 미국에 대해 말하는 끔찍한 것들을 그대로 놔둬선 안 된다"며 공격 수위를 더욱 높였다.

난데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미 정가는 발칵 뒤집힌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내전을 멈추고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4인방과 갈등을 빚은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혐오 발언을 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사실은 "미국을 다시 하얗게"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는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했고, 경쟁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민주당 여성 의원을 향한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역시 "대통령의 인종차별 공격을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부르자. 그건 바로 비(非)미국적인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초선 4인방과 가까운 유력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게 바로 내가 말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틴계 의원 중 가장 서열이 높은 벤 레이 루한 하원 부의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것은 인종차별적 트윗"이라고 반발했고,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의원총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주의 방화범"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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