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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폭우만 내리면…하천에 쓰레기 '둥둥'

입력 2016-07-11 21:29 수정 2016-07-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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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장마철마다 나타나는 쓰레기섬이 있습니다. 불어난 물에 떠밀려 온 각종 쓰레기들로 신음하는 하천의 모습입니다. 마땅한 대책도 없고 우선 치우기만도 벅찹니다. 오늘(11일) 밀착카메라는 장맛비에 모습을 드러낸 무심한 양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강 전체가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어디가 땅이고 강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이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강원도 춘천시 일대 북한강의 현재 모습입니다.

장맛비로 물이 불면서 쓰레기가 북한강까지 떠내려온 겁니다.

강물 안으로 직접 한 번 들어와봤습니다. 제 주변으로 쓰레기가 둥둥 떠있는데요.

이런 썩은 갈대가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에도 축구공, 수레바퀴, 페트병같은 각종 생활 쓰레기도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쓰레기들이 썩기 시작하면서 악취도 심하게 나는 상황입니다.

강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이면서 각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 내다 파는 어민들은 배를 띄우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갑니다.

[황인구/강원 춘천시 사북면 : 이거 없어질 때까지 조업활동 전혀 못 하죠. 지금 배도 못 나가고 있는데요. 이제 녹조 현상이 일어나고, 썩고, 냄새나고, 고기도 다 죽고 그래요.]

성수기를 맞은 수상 레저업체들도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정민재/수상레저 업체 직원 : 댐 수문을 열고나서부터 영업을 아예 못 했어요. 아예 손님들이 물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배가 지나갈 수 없어 가지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쓰레기 수거에 나섰지만 끝이 없습니다.

쓰레기가 워낙 많다 보니 보시는 것처럼 대형 장비까지 동원이 된 상황인데요.

작업한 지 10분도 안 됐는데, 이미 쓰레기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김관림/강원 춘천시청 환경과 : 지금 환경 선박을 가지고 크레인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10월 말까지는 지속적으로 치워야 될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죠.]

강 한복판으로 나와 봤습니다.

이곳 역시 보시는 것처럼 각종 쓰레기와 갈대가 가득 떠 있는데요.

물 안에 카메라를 넣어서 물 속 상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갈대와 수초, 쓰레기가 뒤엉켜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합니다.

물 색깔까지 탁해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곳은 상황이 어떨까.

충북 옥천군 금강 유역의 대청호입니다.

상수원보호구역이 무색할 정도로 각종 쓰레기와 썩은 갈대 천지입니다.

[박창훈/쓰레기 수거 인부 : 그물로 고기 잡듯 포획을 하는 거야. 포획을 해가지고 끌고 가는 거야. (소요 시간은) 열흘 잡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열흘 안에 다 치울런가.]

대체 이 쓰레기들은 어디서 왔을까.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조금 으슥한 곳까지 들어와 봤는데요.

이 곳 역시 이렇게 쓰레기가 군데군데 버려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도 눈에 띄고요.

또 이쪽에는 사람들이 깔고 앉았던 것처럼 보이는 신문지도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또 여길 보시면 돗자리와 비닐봉지도 이렇게 땅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대부분 관광객이나 인근의 일부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들입니다.

[오창환 교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 막을 수가 없고, 다 막는다고 해도 처리가 힘들죠. 물속의 산소가 줄어들게 되고, 같이 내려온 토양에는 인이 들어있어요. 그러면 물의 정화 능력이 떨어지게 되니까 물이 점점 나빠지는 거죠.]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줄이려면 결국 지자체들이 대형 하천 주변의 쓰레기 투기에 대해 보다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갈대나 수초는 어쩔 수 없다지만 함께 떠내려오는 이런 각종 생활쓰레기는 분명 문제입니다.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가 자연을 망가뜨리고 결국 사람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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