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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3회] 키리졸브 훈련, 북한엔 '눈엣가시'

입력 2014-02-23 23:35 수정 2014-03-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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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가장 큰 변수였던 게 바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였습니다. 북한은 한 때 키리졸브를 진행하면 이산 상봉을 할 수 없다고 버티기도 했었죠. 그 키리졸브 훈련이 내일 시작됩니다.

이 훈련이 어떤 건지, 안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선중앙TV(지난 6일) : 지난 시기 전쟁으로 인해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 행사를 위험천만한 핵 전쟁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불과 보름 전 북한은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을 깰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키리졸브를 문제 삼은 겁니다.

지난해 키 리졸브 훈련 때는 B-1과 B-52는 물론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 B-2까지 날아와 북한을 놀라게 했습니다.

당시 북한 지도부가 지하벙커에 숨었다는 비공식 첩보도 나돌았을 정도로 위력적인 폭격기들입니다.

특히 B-2 폭격기는 핵 미사일뿐 아니라 지하 60m까지 파고 들어가 파괴하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등을 탑재할 수 있어 북한 수뇌부에게 가장 위협적인 대상입니다.

투입되는 해군 전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2007년 우리 해군이 인수한 아시아 최대 수송함 독도함입니다.

1만 4천톤급으로 폭 31m, 길이는 199m에 달해 승조원 300여 명과 상륙군 700여 명, 헬기와 전차 등 30여 대를 실을 수 있습니다.

키 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훈련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군사력 시위의 성격도 띠고 있다 보니 첨단 무기가 등장합니다.

북한은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오미정/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 (한미 군사훈련에 적용하는 맞춤형 핵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이나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공세적인 전략입니다.]

[정경영/동아시아국제전략연구소 소장 : 미 증원 전력이 한반도에 대거 전개됐을 때 북한이 느끼는 위협은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봅니다.]

실제로 JTBC가 입수한 미군 보고서에도 미 특수부대가 비무장지대를 넘어 게릴라전을 한다는 훈련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미군의 최첨단 무기가 한반도로 날아오는 게 북한에게 두려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6일) : 미국의 핵전략 폭격기 편대가 하늘에서 떠돌고 그 아래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이는 연극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앵커]

안태훈 기자, 내일(24일)부터 예정대로 키 리졸브 훈련이 진행되는데 북한이 이례적으로 군사 훈련 중인데도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들였네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우리 정부가 시종일관 훈련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결국 북한도 결국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올해 훈련은 지난해처럼 미군의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 함께 보시겠습니다.

+++

미군이 베트남전에 총력을 쏟던 1968년 1월, 북한은 대형 도발을 합니다.

특수부대원 31명이 남파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겁니다.

[김신조/목사 (1968년 북한 정찰총국 특수요원) : (북한은 당시) 남한을 공산화하는 특수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베트콩처럼 특수게릴라전,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 아니냐 (했었죠.)]

이틀 뒤 북한은 공해에 있던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납치하는 등 각종 도발을 쏟아냅니다.

참다못한 우리나라와 미국은 1969년 첫 연합 군사훈련 포커스 레티나(focus retina)을 시작합니다.

[김재창/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 (포커스 레티나 훈련은) 주한미군의 수준과 관계없이 한반도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는 의미가 있었고 실제로 투입 가능 여부를 한번 시험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2년 뒤엔 공수훈련을 더 강화한 '프리덤 볼트'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1976년, 10만이 넘는 대규모 병력이 투입되는 '팀 스피리트'가 시작됩니다.

전자 기술이 발달하면서 2008년부턴 키리졸브라는 이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훈련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면서 북한이 느끼는 위협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연합 훈련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지난 13일) :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연습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 훈련입니다. 인도주의적 목적을 가진 이산가족 상봉을 서로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정용섭/전 합참 군사정보부장 : 육군 같은 경우는 해군과 더불어 (북한에 비해) 80% 내외 수준이고 공군 같은 경우는 거의 대등합니다.]

미군과의 연합 훈련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북한이 이걸 노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이산가족 상봉과 우리 군사훈련 일정을 겹치게 해 (이산상봉이 틀어질 경우) 한반도의 긴장이 남쪽에 있다는 전가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됩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평화 공세 뒤에는 또 다른 도발이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실어서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자 할 겁니다.]

일단 한미 양국도 올해 키리졸브에선 첨단 무기 시위를 자제하는 등 수위를 낮추기로 했습니다.

[앵커]

군사훈련과 이산 상봉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남북 관계에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안태훈 기자, 잘 봤습니다.

오늘 내용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희 탐사플러스는 또 새로운 현장을 취재해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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