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탐사플러스 3회] 이별로 시작한 세상…기구한 '베이비박스'

입력 2014-02-23 23:29 수정 2014-03-05 16: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가 설치한 작은 상자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버려지는 아기를 차라리 여기에 넣어달라고 만든 '베이비박스'인데요, 소문이 나면서 점점 많은 아기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탐사플러스가 1월부터 이 베이비박스를 가까이서 관찰해 봤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난곡동 산동네에 자리잡은 교회 골목에 들어서면 독특한 상자가 설치돼 있습니다.

자칫 버려질 위기에 처한 아기를 넣어두고 가라는 '베이비박스'입니다.

탐사플러스 취재진은 이곳을 며칠 동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저녁 8시쯤, 40대로 보이는 여성이 아기를 품에 안고 베이비박스 쪽으로 걸어옵니다.

마음이 흔들리는 듯 주변을 10분 넘게 서성입니다.

결국 상자 문을 열고 아기를 놓아둡니다.

그러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황급히 사라집니다.

상자에 홀로 남은 아기는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인적이 끊긴 새벽 1시, 스물을 갓 넘긴 듯한 여성이 옷 속 깊이 아기를 감싸안고 걸어옵니다.

상자에 아기를 조심스럽게 넣더니 역시 급하게 뛰어갑니다.

영하 2도 날씨의 상자 안, 그런데 아기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저녁 8시 20분쯤 방문객이 또 찾아옵니다.

옷으로 아기를 둘둘 말아온 여성은 상자로 천천히 다가오더니, 재빨리 아기를 놓고 달아납니다.

상자에 홀로 남은 아기는 웁니다.

추운 겨울 날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입니다.

교회 관계자들은 베이비박스에서 인기척이 날 때마다 자다가도 뛰어 나갑니다.

[교회 관계자 : 아무래도 더 올라가서 여기로 안 오고 도로로 숨었나 봐. 숨어 있는 것 같은데. (완전 숨바꼭질이네.)]

하지만 따라잡힌 사람들은 교회 봉사자들에게 이끌려 들어옵니다.

부모가 교도소에 가야 하는 등 기구한 사연이 쏟아집니다.

[영아 유기자 : 아기 아비도 사기꾼인데다가 수배 중이고 어미가 도저히 못 키워서 방법이 없어서. 그 녀석이 사기 친 거를 어미 이름으로 해 놔 빚이 몇 억이 돼요. 엄마는 자수하고 교도소 들어가야 되는 형편이에요.]

대화를 이어가지만 씁쓸한 얘기 뿐입니다.

[이종락/목사 : 만약에 이 아이 아버지가 나타나서 데리고 간다고 하면.]

[영아 유기자 : 사실 이 아이가 집에 오게 된 것도 아비가 얘를 인터넷에 팔려고 내놨었대요.]

중학교 2학년짜리 엄마 뱃속에서 나온 아기는 아빠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영아 유기자 : 아기를 버려달라고 사정해서 이렇게 한 거죠. 자기 딸내미가 그랬으니까. (중학교 몇 살?) 중학교 2학년. 걔가 몇 번 가출했다가 이렇게 됐죠.]

남겨진 것은 태어날 때 병원에서 찍은 아기 발도장과 쪽지 한 장.

자신이 중학생이라 아이를 기를 수 없다고 쓰여 있습니다.

어른이 대신 써준 것 같기도 합니다.

버림 받은 게 처음이 아닌 아기도 있습니다.

[영아 유기자 : 딸이 없어서 데려다 키우려고 했는데. 남편과 상의하니까 이렇게 입양하면 큰일 난다고….]

[이종락/목사 : 불법 입양을 했네.]

[영아 유기자 : 돌려주려고 아기 엄마한테 전화했더니 데리러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침 일찍 온다더니 전화를 해도 안 받고, 그 다음에 전화했더니 없는 번호라고.]

아기의 생모는 미성년자라고 합니다.

태어난 지 4개월도 안돼 벌써 두 번째 버림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상자에 들어온 아기들.

자신을 데려온 어른들이 황급히 어디론가 떠나고 나면, 뱃속에서 10달, 세상에 나와 일주일 남짓 이어졌던 엄마와의 인연은 베이비박스의 문이 닫히면서 영원히 끊어지게 됩니다.

[앵커]

이지은 기자, 작은 상자에 남겨진 아기들이 참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교회에서 계속해서 크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잠시 교회에 머물다가 전국 각지로 흩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아기들이 살 곳으로 떠나기 전에 이름을 짓는 등 여러 가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 내용 함께 보시죠.

+++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들어오면, 교회 건물 안에선 벨이 울립니다.

안쪽에서 문이 열리면 아기에겐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이종락/목사 : 아이고. 아무것도 없이 왔네. 추웠겠다. 아기가.]

[이종락/목사 : 아주 건강하고 예쁜 아기네. 주여.]

아기들의 상태는 제각각입니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남겨진 아이부터, 생일만 적힌 아이, 기저귀 가방과 함께 남은 아이도 있습니다.

탯줄까지 달고 온 아기도 있습니다.

[정영란/전도사 : 아무 것도 안 입었어. 탯줄 그대로 달려 있어. 태어나고 바로 온 거야. 어떻게 사진 찍지? 아이고 너무 추울 텐데. 일단 가서 소독하고 찍어야겠어.]

여기에 온 아이들은 부모 품에서 자라는 아이와 전혀 다른 통과의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찰관들이 찾아와서 하는 DNA 채취가 대표적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실종아동 시스템에 등록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영란/전도사 : 눈이 똘망똘망하네. 밥 언제 먹었어? (방금 먹었어요.) 분유가 묻으면 채취가 안 되는데. 아 입 벌려봐.]

[경찰 : 아이고. 어떻게 이런 아기를 버렸을까. (아기 힘들지. 미안해.)]

DNA 채취기를 입에 넣는 건 괴롭지만 그래도 이것이 먼 훗날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실낱 같은 끈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터전을 찾은 아기들은 모처럼 평온한 일상을 보냅니다.

[염서온/자원봉사자 : 너무 예쁜 아기들이 잘못 버려져서 추운 날씨에 잘못될 수 있잖아요. 정말 천사 같아요. 제가 사랑을 더 받는 것 같고요.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뿐입니다.

월요일 오후 2시, 구청 직원 10여 명이 아기들을 데리러 교회를 찾아옵니다.

[구청 직원 : 1번부터 내려와야지. 안 헷갈리지. 얘가 1번이에요. 얘가 2번. 얘가 3번.]

이름이 없는 아이들은 번호로 불립니다.

구청 직원들은 아기 한 명씩 품에 안고 내려와 차례로 봉고차에 오릅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한 아동시립병원.

직원들은 순서대로 아기의 진료신청서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기가 이름을 갖게 되는 순간입니다.

[구청 직원 : 없으면 접수를 병원에서 안 받아주거든요. 인적사항을 적어서 신청하는 겁니다.]

이름은 구청 직원이 즉석에서 짓습니다.

성씨도 즉흥적으로 결정됩니다.

[구청 직원 : 이름이 없어서 지금 짓는 거예요. (여기서 바로 지어요?) 호적을 올려야 되니까. (누가 이름을 지어요?) 저희가 지어요. 이름이 없으면 출생신고가 안 되잖아요.]

이제 아기들은 더 이상 번호로 불리지 않아도 됩니다.

[구청 직원 : 2번은 이름이 뭐지? (김00라고 했잖아요.) 4번은 유00. 여기다 다 적어주세요. 5번….]

차례로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황경태/소아과 전문의 : 건강상태에 대해 의뢰가 들어오면 진찰을 하죠. 외부상에 기형이 있는지 없는지 우선 살펴야 하고요. 피부색이 어떤지, 울음은 잘 우는지 등이요.]

베이비 박스로 들어온 아기들은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김은중/서울시립아동병원 팀장 : 베이비박스로 오는 아기들이 주로 건강상태가 안 좋습니다. 질병이 있거나 장애가 있으면 입원하게 됩니다.]

지난해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들 가운데 10% 가량이 장애아였습니다.

4살 이하 아동 중 장애아 비율이 0.3%인 점을 고려하면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무사히 건강검진을 통과한 아기들은 병원을 나서자마자 또다시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30분 가량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성북구의 한 아동 일시 보호소, 역시 낯선 곳입니다.

[보육 교사 : 첫날엔 무척 보채요. 기존에 있던 곳과는 차이를 느끼는 거죠.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죠.]

보육 교사들은 아기 이름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보육 교사 : 애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어요. 애가 00이고요. 00이는 큰 애이고. 자는 애, 머리카락 색이 새카만 애가 00.]

하지만 정을 붙일 새도 없이 아기들은 또 떠날 채비를 해야 합니다.

보육원 두 곳에서 아기 네 명을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일시 보호소와 보육원 관계자가 아기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보육원 관계자 : 아이가 특별한 일이 있는지 특성이나 그런 것들, 어디가 안 좋은지 챙겨야 해요.]

1주일 새 보호자가 베이비박스 목사에서 구청 직원, 일시 보호소 소장, 그리고 보육원 원장까지 4번 바뀌었습니다.

아기들이 보육원을 배정 받는 과정은 훈련소 신병의 자대 배치를 연상케 합니다.

[이순덕/서울아동복지센터장 : 서울시에서 아동양육시설을 정해주기까지 이곳에서 보호하는데, 32개 시설에서 인원 편성표를 받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보고 빈 곳을 찾아서 가죠.]

6명의 아이 중 3명은 서울, 나머지 3명은 경기도와 경북으로 살 곳이 정해졌습니다.

아기들은 배정 받은 대로 갈 뿐, 자신이 살 곳을 선택할 순 없습니다.

2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논밭을 지나 경기도 이천의 보육원에 도착합니다.

또래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기들은 모두 17명, 이중 12명이 베이비박스 출신입니다.

이곳에서 아기들은 한자 이름을 얻습니다.

[신경린/성애원 원장 : 이 아기가 처음 받은 이름이니까 어느 누가 지어줬든 부모가 아닌 이상 똑같잖아요. 거기에 뜻을 목사님이 정해주시는 것이죠.

호적에 올릴 성과 본관도 정합니다.

대부분 가정법원 소재지를 기준으로 본관이 결정됩니다.

배정된 지역에 따라 한양 이씨, 이천 김씨, 김천 박씨, 안성 최씨가 되는 겁니다.

성씨의 시조가 되는 아기도 있습니다.

[권필환/혜심원 원장 : 제 본이 안동 권씨인데 그렇게 출생신고를 하려고 하니까 안동 문중에서 동의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서 저희가 한양 권씨로 많이 해줍니다. 그 아기는 한양 권씨의 시조가 되는 것이죠.]

평범한 아이들과 너무나 다른 과정을 거쳐 이름과 살 곳이 정해지는 아이들에게 보육원 교사들은 작은 희망을 품습니다.

[박현정/보육 교사 : 예쁘게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 돼서 돈도 많이 벌고 떵떵거리면서요.]

[앵커]

그런데 이 기자, 베이비박스가 오히려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실제로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지 4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이 곳에 두고가는 아기 수가 해마다 엄청나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교회에서도 베이비박스를 설치하려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논란이 되는 내용 함께 보시죠.

+++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지하 PC방에서 한 여성이 손에 검은 봉지를 들고 나옵니다.

잠시 후 손에 있던 비닐봉지가 사라졌습니다.

인근 마트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 겁니다.

쓰레기를 버리려 뚜껑을 연 여성이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비닐봉지엔 숨진 아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26살짜리 엄마가 키울 능력이 없다며 낳자 마자 죽여서 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9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중 2 여학생이 갑자기 배를 움켜쥐며 주저 앉습니다.

잠시 뒤 이 여학생은 집에서 출산을 했습니다.

어쩔 줄 몰랐던 중학생 엄마는 갓난아기를 15층 집에서 밖으로 던지고 말았습니다.

[강석홍/부산진경찰서 경사 : 아기가 울면 (화장실) 밖에 부모도 알 수 있고 하니까. 자기도 정신 없이 그냥 그렇게 죽였답니다.]

베이비박스는 이렇게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기들을 살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종록/목사 : 생명부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먼저 보듬어놓고 이야기를 해야죠.]

오후 4시, 한 여학생이 다급하게 교회로 찾아옵니다.

경찰도 긴급 출동했습니다.

[영아 발견 학생 : 공원에 큰 검정 가방이 있어서 열어 봤는데 아기가 있어서. 쪽지에 여기 번호가 적혀 있어서 전화를 했고요. 낑낑거리는 소리가 났어요. 강아진 줄 알고 열어 봤는데 애가 들어 있어서.]

[이종록/목사 : 4~5일 됐어요. 태어난 지가. 배꼽을 보면 알거든요.]

[경찰 : 메모지 같은 것은 발견된 게 하나도 없다고요? 아기만 달랑 넣고 버렸구나.]

경찰이 아기가 버려진 현장을 다시 찾았지만,

[영아 발견 학생 : 여기 이 난간 바로 밑에 있었어요. 여긴 CCTV 같은 것은 없나?]

버린 사람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베이비박스로 오지 않았다면 이 아기는 공원에서 짧은 삶을 마쳤을지 모릅니다.

아기들의 삶과 죽음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베이비박스는 외국 언론들에게도 관심입니다.

[CNN/2월 9일자 보도 : 다른 갈 데가 없었던 이 쌍둥이의 엄마가 놓고 갔습니다.…일부에서는 미혼모에게 베이비박스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여르겐 로네/노르웨이 아프튼포스튼 기자 : 인터넷으로 본 후 한국 기자들한테 물어서 취재하러 왔습니다. 아기를 남겨놓고 가는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판도 많습니다.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줘 영아 유기를 방조한다는 주장입니다.

[김도현/원장, 해외입양단체 뿌리의 집 : 다른 사람들이 저기 아기를 갖다버리니 나도 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충분히 갖게 했죠.]

실제로 지난해 버려진 아기 239명 중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가 무려 224명으로 90%가 넘습니다.

설치 직후인 2010년에는 4명의 영아가 들어왔지만 올해는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황관익/서울시 아동청소년과 팀장 :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동 70% 이상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유기한 아동들로 추정됩니다.]

서울 시내 보육원 30여 곳은 베이비박스 출신 아기들로 거의 포화 상태입니다.

[노은경/서울시아동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 아동복지시설 중 80% 이상이 정원 대비 현원이 많이 차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기존 아동들과 새로 들어온 아동에 양질의 서비스 제공하기 어렵고 서울시 예산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이 70cm 공간이 만들어낸 기적들은 이런 비판을 무색하게 합니다.

삶의 기로에서 베이비박스에 담겨 살아남은 아기들은 부모를 되찾는 행운을 만나기도 합니다.

한 달도 안 된 아기를 버렸던 김 모씨는 목사의 설득으로 2~3일에 한 번씩 이곳에 들렀습니다.

[김 모씨/미혼모 : 아기 아빠와 임신 초기에 헤어지고 낙태도 많이 생각했죠. 그런데 그 짓은 못하겠더라고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얘 하나만 바라보고 살 나이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루 이틀 데리고 있으니까 안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하고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아기는 3주 만에 엄마를 되찾았습니다.

군 입대를 앞둔 19살 미혼부 이 모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종락/목사 : 떡두꺼비네. 이놈 떼어놓고 보고 싶어서 어떻게 살아.]

[이 모씨/미혼부 : 제 중졸인데요. 저라도 일을 혼자 해서 그 동안에라도 돈 벌고 있다가 아기를 낳아서 키우고 있었는데, 아기 엄마와 다툼이 많았어요. 안되겠다 싶어서 남은 곳이 이곳이라 바로 택시타고 왔어요. 일단 군대를 빨리 갔다가 오려고.]

이씨도 며칠 뒤 돌아와 아기를 데려갔습니다.

비록 친엄마, 친아빠는 아니지만 새 부모를 만나는 행운도 찾아옵니다.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육원에 갔다 입양이 결정된 아기는 교회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납니다.

[정영란/전도사 : 안녕히 계세요. 배꼽인사. 아 예쁘다. 뽀뽀. 그렇지. 잘가.]

거센 논란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박스를 설치하려는 교회가 늘고 있습니다.

[이종락/목사 : 난 베이비박스가 없는 것이 좋아요. 철거할 용의가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철거할 때가 아닙니다. 아무런 대책과 대안 없이 철거하라고 하면 살인을 하라는 것이죠. 보고도 외면하라는 겁니다. 베이비박스 문이 안 열리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 보니 쉬운 문제가 아니네요. 박스를 없애면 아기들이 위험해질 것 같고, 그냥 두면 영야유기를 조장한다는 걱정도 들고, 당국이 이런 측면을 함께 고려해서 묘안을 찾아야 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탐사 플러스 3회] '매 맞는 텔레마케터' 도움 요청했지만… [탐사 플러스 3회]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와 '빅토르 안' 사이 [탐사 플러스 3회] '정말 지옥이요' 여수 기름유출 현장 [탐사 플러스 3회] 키리졸브 훈련, 북한엔 '눈엣가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