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로 어민들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요, 바다로 쏟아져 나온 기름이 얼마나 제거됐는지 현장을 직접 가봤습니다.
영상 취재기자가 보도하는 카메라플러스, 변경태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여수 신덕마을.
날이 밝고 썰물 때가 돼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갯벌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다가 (기름으로) 범벅이에요. 범벅.]
지난달 31일 기름유출 사고로 갯벌이 엉망이 됐지만 마을 사람들은 매일 이곳에 나옵니다.
[어마어마해 가지고 닦아도 닦이지도 않아.]
[여기 봐! 여기도 기름이야 기름!]
오랜 방제작업으로 기름띠는 걷어냈지만 갯벌 안에 스며든 기름기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사고 당시 유독성 물질인 나프타도 유출되면서 한 달이 다 되도록 독한 냄새가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김명자/신덕마을 주민 : 좀 기름 있는데 가면 목이 아프고 눈이 아프고 잠도 못 자요. 지금은 비가 오니깐 그렇지 햇볕이 나고 뜨겁고 그러면 속이 사납고, 뭔 쥐약 갖다 놓은 것처럼 그렇게 아파요.]
주민들은 19년 전 '호남 사파이어호'의 악몽을 떠올립니다.
[정성훈/신덕마을 주민 : 그때 보상 문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지금 보상은 보상이거니와...앞으로도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줘야지.]
답답한 마음에 사고 선사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별다른 대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반도해운 관계자 : 저희는 로컬 대리점인데 '오션탱커스'의 지사가 아니거든요. 저희가 드릴 말씀이 없어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기름 오염사고에 어민들은 계속 바닷가에 살아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이제 우리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몰라. 한심해요, 한심해. 다 살려고 하는데 정말 지옥이요, 지옥. 우리가 지옥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