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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배틀] 불쌍한 남자들…'싱글라이더' vs '문라이트'

입력 2017-02-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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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에 볼 만한 영화와 전시를 소개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문화부 권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느새 2월의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23일)은 어떤 영화를 가져 오셨습니까?

[기자]

네, 오늘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두 편을 골라 봤습니다.

흔히 '남성적'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이미지와는 달리 영화는 불쌍한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증권사 지점장인 재훈은 아내와 아들을 호주로 보내고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고객들에게 부실채권을 팔았다가 부도가 나면서 모든 것을 잃고 호주로 향합니다.

그렇게 2년 만에 가족이 있는 곳을 찾았지만, 남편이자 아빠로서 그의 자리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는데요, 공허함에 사로잡힌 재훈은 가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을 돌며 방황합니다.

오랜만에 감성 연기를 보여준 이병헌 씨 얘기, 들어보시죠.

[이병헌/영화 '싱글라이더' : 목표를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영화를 보시고 '내가 정말 중요한 걸 잊어버리고 있었구나' 이렇게 (느끼시길 바랍니다.)]

+++

다음은 성소수자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문라이트'입니다.

미국 마이애미 빈민가에 사는 샤이론은 낮에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밤에는 마약 중독자 엄마한테 시달립니다.

오갈 데 없는 샤이론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건 이웃의 마약상 후안 뿐입니다.

영화는 한 흑인 남성의 삶을 아동기, 청년기, 성년기의 세 부분으로 보여주면서 인종 차별과 성정체성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고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앵커]

코미디 영화도 있네요. 홍콩 배우 저우싱츠가 감독을 맡은 작품이라고요?

[기자]

네, 이 정도로 망가지면 밉지도 않은데요, 이번 주인공은 불쌍하지도 않습니다.

돈밖에 모르는 부동산 재벌은 청정 지역 바닷가 개발에 나섭니다.

그러자 생존에 위협을 느낀 인어들이 극비리에 계획을 세우는데요.

제일 예쁜 인어를 육지로 보내 미인계로 접근해서 제거한다는 겁니다.

조악한 세트와 아낌없이 망가지는 여배우, 그리고 동화처럼 착한 결말까지, 저우싱츠의 코미디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반가운 영화입니다.

[앵커]

인어 역할은 전지현 씨가 더 잘하네요. 이번엔 영화 같은 미술 전시네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요즘엔 미술관에서도 영화 같은 영상을 많이 보실 수 있는데요.

현대 사회의 물질적 욕망을 비판하는 미디어 아트 전시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영상부터 보시죠.

[시몬 드 퓨리(경매사)/영상 '플레이타임' : 후회 없으시죠? 응찰하시겠습니까? 1억 2000만 달러입니다.]

전시장에 7개의 스크린이 설치되고, 동시에 영상이 흘러 나옵니다.

홍콩 배우 장만위가 리포터로 나와 유명 미술품 경매사를 인터뷰하는 장면도 있고요.

두바이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정부 이야기도 나옵니다.

작가는 오늘날 자본은 컴퓨터 속 숫자에서, 또는 경매사의 입에서 생산된다는 걸 이렇게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현대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올해 이 이름 하나는 기억해 두시면 좋겠는데요.

영국 작가 아이작 줄리언입니다.

+++

다음 전시는 큼직한 활자와 경쾌한 음악이 결합된 영상으로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날려 버립니다.

정치인과 대기업을 비판하면서도, 그 안에서 중산층의 안정을 누리고 싶어하는 세태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습니다.

작품 제목이기도 한 현수막은 구청에 민원이 제기되면서 현재는 철거된 상태입니다.

'장영혜중공업'이란 팀 이름이 독특한데요, 장영혜 씨와 마크 보주, 부부인 두 사람이 만든 미디어 아트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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