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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철광산, '깜깜이'상·하부 갱도 동시 작업·신고도 지체

입력 2018-04-27 16:11

"갱내 투입 30분 만에 '꽈 광∼' 머리 위에서 돌무더기 쏟아져"
사고 20분 지나 119에 늑장 신고, 광산구조대 출동 요청은 50분 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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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내 투입 30분 만에 '꽈 광∼' 머리 위에서 돌무더기 쏟아져"
사고 20분 지나 119에 늑장 신고, 광산구조대 출동 요청은 50분 지체

정선 철광산, '깜깜이'상·하부 갱도 동시 작업·신고도 지체

"다이너마이트 장약 작업을 위해 갱내 투입된 지 30여 분 만에 '꽈 광∼'하는 굉음과 함께 머리 위에서 돌무더기가 쏟아졌습니다."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정선 철광산 매몰사고에서 생존한 김모(55)씨는 지난 26일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약 반장인 김씨는 사고가 난 지난 26일 오후 3시께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한덕철광 신예미 광업소 550m 레벌 하부 갱도에서 높이 13m, 폭 12.5m의 수평 갱도 공간 확장을 위한 발파 준비작업에 투입됐다.

발파 준비작업은 갱구에서 5㎞를 들어간 곳으로, 수직으로는 550m 지점에서 이뤄졌다.

김씨 등은 이곳에서 다이너마이트 160㎏을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구멍 60개에 넣는 등 천공작업을 했다.

이날 오전 일과 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한 뒤 여유 있게 갱내에 투입된 김씨 일행의 발파 준비작업은 평소와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 일행이 갱내에 들어간 지 30분 만인 오후 3시 35분께 '꽈 광∼'하는 굉음과 함께 머리 위에서 돌무더기가 쏟아졌다.

이 사고로 진모(64)씨와 서모(63)씨, 심모(69)씨 등 3명의 장약 반원이 순식간에 매몰됐다.

당시 갱내 가장 안쪽에 있었던 심씨는 깊이 매몰돼 구조에 나선 지 4시간 30여분 만에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김씨 등 나머지 3명은 쏟아지는 돌무더기와 불과 수 미터 떨어져 있던 탓에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암석에 머리 등을 맞아 크게 다쳤다.

김씨는 "장약을 설치하고 포크레인 옆에 있었는데 갑자기 돌덩이가 불과 몇 걸음 앞에서 쏟아졌다"며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반원 모두 매몰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에는 우리가 작업한 하부 갱도에서 25m, 위쪽에 있는 525m 레벨 상부 갱도에서 발파가 있었는지 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작업한 하부 갱도에서는 발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따르면 525m 레벨 상부 갱도에서는 지름 2.5∼3m 크기의 환기용 갱도(통기구)를 뚫기 위해 수직 굴진 발파작업이 있었다.

발파작업이 이뤄진 상부 갱도의 25m 아래 하부 갱도에서도 수평 갱도 공간 확장을 위해 김씨 등 6명이 투입돼 발파작업을 준비하고 있던 셈이다.

김씨의 진술과 동부광산안전사무소의 설명대로라면 불과 수직으로 25m 거리의 상부와 하부 갱도에서 동시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도 서로의 발파 내용과 발파 시간을 알지 못했다.

김씨는 "상부 갱도에서도 발파작업을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발파 시각이 언제인지는 몰랐다"며 "하부 갱도에 있었던 우리 반원들은 평소대로 발파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한덕철광 측이 사고 직후 119에 신고(오후 3시 56분)하기까지 20분가량 지체한 점도 의문이다.

이는 상부와 하부 갱도 근로자들이 서로의 발파 준비작업 상황은 물론 작업 위치도 알지 못해 대응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광산사고를 전담하는 광물공사 광산안전센터 광산구호대에는 119 신고보다 30여 분이 더 지체된 오후 4시 28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광산구호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은 출동 요청을 받은 지 50여 분 만인 오후 5시 25분이었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는 "119 신고와 광산구호대 출동 요청이 왜 지체됐는지 등에 대해 업체 측에 확인 중"이라며 "재해자에 대한 사고 처리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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