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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주적 이어 송민순 문건공개…'안보 프레임' 점화

입력 2017-04-21 17:46 수정 2017-04-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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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TV토론 이후 '주적'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송민순 전 장관이 당시 북한의 반응을 정리한 것이라며 문건을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문재인 후보는 즉각 반발했고, 보수 진영에서는 '안보 프레임'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적자생존',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이 수첩이 참 자주 등장합니다. '수첩공주' 박근혜 전 대통령, '종범실록' 안종범 수첩, 최근엔 '블랙리스트' 김종덕 수첩도 등장했죠. 저도 요즘 이렇게 복 부장의 말씀을 꼼꼼하게 적고 다닙니다.

대선 정국에 접어든 이때, 또 하나의 수첩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송민순 수첩입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당시 북한에 먼저 물어봤다는 내용을 담은 이 회고록을 펴내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신의 수첩을 공개했습니다.

수첩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 여기 등장하는 문 실장, 바로 문재인 후보입니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가 결의안 투표에 대한 입장을 북한에 먼저 물어보자며 접촉을 지시했고 또 실제로 반영됐다는 주장입니다.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 내 귀를 의심했어요. 내 눈을. 이런 것까지 받아 다니나, 하면서 내가 눈을 의심했어요. 이게 진짜냐, 이렇게 해서 내가 퀘스천 마크를 달아놨어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아니, 뭐 그냥 갑시다. 네? 기권으로. 아, 물어보지 말고 그냥 찬성하고 송 장관 사표 내고 사표 받을 걸, 그 생각이 얼핏 들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대통령이 하는 걸…]

하지만 문 후보는 줄곧 부인해 왔는데요. 그제 TV토론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지만, 문 후보는 "국정원을 통해 북한 반응을 판단한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화면제공 KBS) :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본 겁니까? (여러 가지.) 여러 가지가 누구 말입니까? (뭐, 해외에 있는 정보망이라든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화면제공 KBS) : 휴민트 정보망이라든지, 국정원에 정보망이 많이 있죠.]

송 전 장관은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당시 청와대에서 작성했다는 문건도 공개했습니다.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남측이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북남 간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가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이미 기권 결정을 내린 다음 북한에 통보해주는 차원이지 북한에 먼저 물어본 바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지금 선거에 임박한 이 시기에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그런 차원을 넘어서 지난번 대선 때 NLL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 그것으로 선거를 이렇게 또 좌우하려는 그런 저는 비열한 새로운 색깔론, 북풍공작이라고 그렇게 봅니다.]

지난 TV토론에서 시작된 '북한은 주적' 논란도 여전히 식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캠프에서는 '주적'은 이미 국방백서에서 삭제됐고 헌법에 따라 북한은 평화통일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경쟁 후보들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국방백서에 적으로 규정돼 있는 것은 북한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같은 개념입니다. 북한군과 북한 정권에 대해서 적이라고 지금 명시돼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른 어디에도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적이라고 한 표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거 표현 자체는 굉장히 저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선후보 :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그런 분한테 과연 국군 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 것이냐,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으로 봅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가 저는 보기에는 대통령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저는 그것을 확신합니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지긋지긋한 색깔론, 그리고 종북몰이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토론에서 본 것처럼 보수 후보들은 국가보안법, 주적과 같은 쟁점을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물론 안보관을 검증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지율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후보들이 선거를 좌-우 대결 프레임으로 만들어 입지들 다지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화면제공 KBS) : 홍준표 후보님. 지금도 색깔론으로 자꾸 이렇게 선거를 치르는 게 조금 안타까운데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화면제공 KBS) : 색깔론이 아니라 본질론입니다. 본질론을 이야기하는데 꼭 5공 시절처럼 색깔론을 들먹이면서 본질을 벗어나게 하는 것, 그 자체가 그거 참 비겁한 겁니다.]

오는 일요일, 선관위가 주관하는 첫 TV토론회가 열리는데요. 새로운 문건의 등장,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주적 논란을 두고 또 다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권자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후보들 스스로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 송민순 문건 공개…판치는 안보 프레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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