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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메르스 교훈' 잊었나…신종플루 의료진 병가 못 내

입력 2016-03-28 22:18 수정 2016-03-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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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년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는 병원 내 '집단 감염'이 빚은 참사였습니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응급실 출입을 제한하고 의료진의 감염 관리를 강화하는 등 각종 대책들을 쏟아냈습니다. 지금 병원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사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고 나면 이런 문제를 점검한다는 것이 별로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아직도 그 얘기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탐사플러스는 이런 분위기가 우리를 더욱 위험하게 한다는 점에 매달렸습니다. 오늘(28일) 탐사플러스에서는 메르스를 겪고도 변하지 않는 의료계 실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독감이 확산되던 지난달.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김모 씨는 갑자기 고열과 오한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김씨는 2009년 '신종플루’로 불린 A형 독감,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 : 내과 의사가 먼저 플루가 걸렸고, 그 의사가 병가 안 하고 그냥 진료를 했고 그래서 간호사 한 사람이 먼저 감염되고, 며칠 뒤 또 다른 간호사 감염됐죠.]

김씨는 병가를 요청했지만 병원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합니다.

[김 씨/경북대병원 간호사 : 몸이 너무 아프고 환자한테 신종플루 독감은 옮길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어쩔 수 없지. 마스크 두 개 끼고 일할 수 밖에 없지라고.]

김씨는 전염을 우려해 결국 연차 휴가를 냈지만, 병원 측은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시 출근을 요청했습니다.

[김씨/경북대병원 간호사 : 아무리 마스크를 해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으니까 격리를 시키는 건데. 아무래도 환자한테 영향을 주겠죠.]

김씨는 중증환자를 포함해 하루 평균 50여명의 환자와 접촉했습니다.

[경북대병원 의료진 : 의사들이 거기에 대한 경각심 이런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신종플루) 검사를 저희가 하는 걸 한 번도 못봤어요. 한달 내내.]

입원 환자 중에서도 고열과 근육통 등 증상을 갑자기 호소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경북대병원 의료진 : 중증 질환자가 사실 감염됐을 때. 실제 감염으로 결국은 폐렴이나 합병증이 와서 죽는 걸 직접 (보고) 느끼기도 해요.]

병원 측은 해당 독감이 법정 전염병이 아니고 관련 정부 지침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 : 감기라고 판단할 수도 있고. 전염병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고. 판단하기가 저희로서는 애매하고.]

지난해 메르스가 확산됐던 강동경희대병원에서도 신종플루에 걸린 의료진이 계속 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의료진 : 양성판정을 받고 이틀째 일을 했죠. 의료진이 다른 환자나 보호자한테 다시 이원을 시킬 수 있는 그런 것 조차도 병원에서는 간과하고.]

보건복지부 권고에 따르면 의료진이 독감으로 확진받으면 일주일 간 자가격리를 통해 전염을 막아야 합니다.

실제 지난해 메르스 확진 환자 186명은 모두 의료기관을 통해 감염됐고, 확진자 5명 중 1명은 의료인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이 속출하자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권덕철 총괄반장/중앙메르스대책본부 (지난해 6월) : 이번 메르스의 확산을 보면서 응급실에서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응급실에 대한 보호자와 방문객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병원들의 감염 관리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

치료 구역에 외부인이 수시로 드나들고, 보호자들도 마스크를 쓰지않은 모습이 목격됩니다.

[응급구조사 : 일반 마스크 쓰지. 아님 마스크를 벗고 있지. 환자를 처음 응급실에서 대할 때 매번 장갑이든, 자기 보호를 위해 끼고 있는 의사도 없고.]

응급실은 물론 일반 병실의 문병 인원을 제한한다는 안내도 잘 안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

[최재욱 교수/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 감염성 질환이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재발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구멍들, 약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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