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포스트 탄핵'에 대한 의원들 간 토론 없이 30여분 만에 마무리했다.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는 한편 의원들에게 '자중할 것'을 당부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모두가 다 위로를 받아야 할 분이다. 저도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말은 못하지만 두 손을 꼭 잡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로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있는 때가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지금부터 새롭게 우리의 마음을 모아 출발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가 집권여당이라는 자리는 내놨지만 제2당으로서 책임 있게 나아가야 한다"며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의원들이 더 지혜를 발휘해주고, 용기를 내서 책임 있게 견지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오늘만큼은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자중자애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는 홍문종, 유기준, 이장우, 김태흠 의원 등 친박 핵심들도 참석했지만 박 대통령 파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총이 끝나자 의원들 대부분은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별다른 언급 없이 국회를 떠났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당장 이날부터 19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등 조기대선 체제로 돌입한 만큼 다음 주 초부터 본격적인 대선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인용 시 로드맵을 고민했는데 적어도 이달 말까지 후보를 내야 한다. 권역별로 선거유세를 하려면 장소도 빌려야 하고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전 준비차원에서 준비는 착실히 해 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월요일(13일) 부터는 대선체제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로드맵상 그렇게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