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하루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머물기로 헀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삼성동 상황 때문에 오늘은 이동을 못하고 청와대 관저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저 경호를 비롯한 퇴임 준비를 미리 해두지 못한 까닭에 하루나 이틀 더 머물며 '이사' 준비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 의해 파면됨으로써 원칙적으로는 즉시 관저를 비워줘야 한다.
그러나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언제까지 청와대를 나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헌정 사상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헌재의 선고 직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곧바로 관저로 올라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후 이날 오후 3시께 경호실과 총무비서관실 인원을 삼성동 사저로 보내 경호와 난방 시설 등을 점검했다.
그럼에도 '삼성동 상황'을 언급하며 최소 이날 하루 동안은 관저에 체류키로 한 것은 사저에 마땅한 경호시설이 없고 당장 거처를 옮길 준비도 해놓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대지면적 484㎡, 건물면적 317.35㎡의 삼성동 사저는 박 전 대통령이 1991년부터 대통령 취임을 위해 청와대로 떠난 2013년까지 23년간 살았던 곳이다.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집값을 25억3000만원으로 신고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또 "오늘 입장발표나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은 만큼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관저를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