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메르스 대란이 한풀 꺾이는 추세입니다. 조만간 종식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옵니다.
그러나 여기 긴 잠복기를 끝내고 고개를 꿈틀대고 있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국회법 갈등'이란 숙주를 매개로 한 권력 갈등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빠릅니다.
"배신의 정치…국민이 심판해 달라"
지난 6월 25일 대통령의 발언은 그 자체가 여당에겐 폭탄이었습니다. 내재돼 있던 갈등이 폭발한 전쟁의 서막이었다고나 할까요. 작게는 여권 내부 친박과 비박 간의 내전에서 시작해 당청 간, 그리고 의회와 행정부 간 대결로 번지고 있는 것이지요.
"용서받지 못한 자"
오늘(30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말입니다.
폭풍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 유승민 원내대표입니다.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깊이 허리 굽혀 사과했지만, 용서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당황스러운 이 집권세력 내의 갈등은 언제 어떤 모양으로 끝날지 가늠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그리고 집권세력이 '용서받지 못한 자'의 거취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이에 정치권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 6월 국회에서 처리한 법안은 단 1건. 올해 법안 처리 건수 최저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1분기 자영업자 수는 4만 9천명이 감소했습니다. 신장개업보다 눈물의 폐업이 더 많았죠. 메르스 한파에 감염된 서민경제 역시 쉬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닌 비정상의 일상화"
이런 비난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전쟁을 바라보는 여론이 호의적일 리 없습니다. 그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잠복기를 거친 권력투쟁의 바이러스는 이미 발현이 돼버렸고 이제는 이 바이러스가 혹시 변이를 일으키지나 않을까 지켜봐야 하는 불편한 과정만이 남았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를 다시 꺼내봅니다.
용서받지 못한 자.
그리고 생각하게 됩니다.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또한 무엇에 대해 용서받아야 하는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